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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잘해도 걱정' SSG 에이스, 메이저리그 타겟 되나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2-07-18 08:59


2022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SSG 선발투수 폰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7.01/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올스타 휴식기를 앞두고, 전반기 마지막날이었던 14일. 인천 구장에는 다수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눈에 띄었다.

이날 매치업은 홈팀인 SSG 랜더스와 원정팀 키움 히어로즈였다. 1~2위팀 '빅매치'로 주목받았던 이 경기는 메이저리그의 관심도 한 몸에 받았다.

스카우트들의 주 타겟은 이정후와 야시엘 푸이그 그리고 이날 선발 투수였던 윌머 폰트다. 이정후는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핫'한 타자다. 일본 구단들도 꾸준히 성적을 체크할만큼 미국과 일본 양쪽의 관심을 받고 있다. 푸이그는 과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경력이 있는데다 이정후와 같은 팀이라 동시 관찰이 용이하다.

그리고 여기에 폰트가 더해진다. 사실 폰트는 이미 빅리그 커리어가 있는 선수다. 2012년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2020년까지 총 96경기(22경기 선발) 7승11패 평균자책점 5.82의 성적을 기록했다.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태에서 한국 진출에 나선 것이다.

이정도면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느정도 검증이 된 선수라고 봐야하지만, 그가 KBO리그에서 기량 향상이 됐다는 점이 주목해야 할 포인트다. SSG 입단 첫 해였던 지난 시즌에는 전반기에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가, 리그 적응을 마친 후반기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서기 시작했다. 부상 때문에 시즌 성적은 8승5패 평균자책점 3.46으로 평범했으나 2년차인 올해 꽃을 피웠다.

전반기 18경기에서 11승4패 평균자책점 1.96. 특히 18번의 등판 중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3자책 이하)가 15번이나 된다는 점이 대단하다. 특히 지난 7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과 14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경기 연속 8이닝 투구를 펼치면서 더더욱 '에이스'로서의 호투를 펼쳤다. 지금까지 로테이션을 거르지도 않고, 꾸준히 6이닝 이상을 던져준다는 것이 폰트의 최고 장점이다.

SSG 구단은 "올해 벌써 여러 차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방문했다"고 귀띔했다. 사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한국에 파견한 스카우트들은 꾸준히 국내 구장들을 돌아다니며 주요 선수들을 관찰하기 때문에 방문 자체가 계약 제안으로 즉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자체로도 '리스트업' 됐다는 사실은 틀림 없다.

메이저리그도 예전과는 관점이 달라졌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해 한국으로 건너가 다시 '역수출' 사례가 된 크리스 플렉센(전 두산)이나 KBO리그에서 성장해 빅리그급 투수로 성장한 메릴 켈리(전 SK)처럼 성공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폰트 역시 이미 빅리그 검증이 끝났다고는 해도 과거와 지금은 다른 투수다. 또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이기 때문에 발전 가능성도 여전하다.


특히나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투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 SSG 구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재계약 우선 순위인 폰트를 빼앗길 수도 있다. '너무 잘해도' 걱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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