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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자이언츠)랑 붙으면? 잘하고 싶다. 매경기 똑같이 집중하지만, 아무래도 기분은 남다를수밖에 없다."
5회까지 KT는 안타 하나 없이 1볼넷(알포드)만 기록한채 꽁꽁 묶였다. 6회초 롯데에게 선취점까지 내줬다. 반즈에겐 올시즌 최고의 날이 되는가 싶었다. 그 흐름을 되돌린 첨병이 바로 오윤석이었다.
0-1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오윤석은 유격수 한태양 쪽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공은 백핸드로 공을 건져올리려던 한태양의 글러브 밑으로 빠져나갔고, 그렇게 이날 KT의 첫 안타가 됐다. KT는 내야 땅볼, 폭투, 희생플라이를 이어가며 오윤석을 홈까지 불러들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경기 후 만난 오윤석은 "6회에는 노히트를 깨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변화구를 노리다가, 2스트라이크 몰린 뒤론 직구에 집중한 게 주효했다"며 돌아봤다.
이어 "구승민은 직구도 좋고 포크볼도 좋은 선수다. 원래 직구 타이밍에 많이 치는데, 높이를 좀 고려해가며 상대했다. 아무래도 잘 아는 선수니까 좀더 유리하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웃었다.
"사실 롯데 시절에는 청백전에서 구승민 형 공을 제가 잘 치긴 했다. 많이 상대해보진 않았지만, 오늘 공이 좋다고 느꼈다. 확실하게 포크볼을 노린 덕분에 좋은 승부를 한 것 같다."
'찬스에 강하다'는 칭찬에는 "오히려 찬스에 약하다고 생각한다. 꼭 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면서 "사람인 이상 욕심이 들더라. 그래 그럼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면 된다. 욕심내고 노림수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롯데에서 KT로 옮긴 뒤로 주전급으로 도약했다. 기량 역시 공수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이다. 오윤석은 "시합은 많이 뛰지만 주전이란 생각은 안한다. 매경기 좀더 잘해서 버텨보자는 생각 뿐"이라며 "유격수까지 나갔을 땐 너무 떨려서 다리 없어지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만큼 날 믿어주시는 것 아닌가. 요즘은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다. 아직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남아있지만, 좋은 결과가 쌓이면서 롯데 시절보다 자신감도 붙었다"고 강조했다.
"친정팀이랑 할 때 잘해야 보내주신 분들도 뿌듯하고 데려온 팀에서도 좋아하지 않겠나. 아무래도 기분이 남다르다. 롯데랑 할 때는 더 잘하고 싶다."
수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