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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방망이 들고 스윙 연습하러 가더라."
8번에 송민섭이 출전한 것이 의외였다. 상대 선발 뷰캐넌이 우투수인 점을 고려하면 왼손 타자인 김민혁이나 이시원이 나갈 것으로 보였지만 KT 이강철 감독은 송민섭을 선발로 냈다.
이 감독은 전날의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2대8로 패한 뒤 숙소에서 식사를 하고 방으로 올라가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방망이를 들고 스윙 연습하러 가는 송민섭을 만난 것. 이 감독은 "열심히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 김민혁과 이시원의 타격도 그리 좋지 못해서 송민섭을 쓰기로 했다"라면서 "타격이 안좋으니 수비를 강화하는 측면도 있다"라고 송민섭 선발 출전의 이유를 밝혔다.
그런데 이 감독은 "송민섭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송민섭이 감사하게 생각해야하지 않을까 했지만 이유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송민섭이 선발로 나가는 날은 모두 상대 에이스만 상대했던 것.
이전 송민섭이 출전해서 만난 투수가 KIA 타이거즈 양현종,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 SSG 랜더스의 김광현으로 리그 최고 왼손 투수들이었다. 오른손 타자인 송민섭이 출전했던 것. 그리고 이번엔 뷰캐넌과 만난다.
이 감독은 "에이스들과만 만나게 해서 미안하다"면서 "잘치면 좋겠지만 수비라도 잘해주면 된다"라며 송민섭을 응원했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