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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리그 최고 투수의 자존심이 걸린 맞대결. 견제사부터 실책까지, 거듭된 돌발 상황에도 흔들림없는 0의 행진이 7회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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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3회말 이정후의 타구가 왼손에 스치는가 하면, 4회말에는 송성문의 1루 땅볼 때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느끼며 1루 베이스 커버에 늦는 등 거듭된 부상 위기를 겪었다. 5회말 선두타자 이지영의 유격수 강습 땅볼을 박찬호가 떨어뜨리는 실책도 나왔다.
하지만 양현종도, 안우진도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살얼음 같던 승부의 흐름은 7회말 비로소 깨졌다.
키움의 끈질긴 노크가 기어코 구멍을 만들어냈다. 앞서 안우진이 7회초까지 2안타 2볼넷 무실점, 투구수 108구로 경기를 마친 뒤였다. 안우진에게 승리를 안겨줄 마지막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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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타자 이용규가 2스트라이크를 먼저 당하고도 끈질기게 볼을 골라내며 출루했다. 이어 김수환은 완벽한 희생번트로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양현종은 김웅빈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리는듯 했다. 하지만 36세, 리그 15년차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1-2의 불리한 볼카운트에 무리없이 살짝 공을 걷어올렸고, 2루수 김선빈의 키를 살짝 넘기는 적시타가 됐다. 양현종은 김혜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의 최종 기록은 7이닝 5안타 2볼넷 1실점, 102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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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으로선 18일만의 재회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멋지게 설욕에 성공한 셈. 나란히 7이닝, 삼진만 16개(양현종 9개, 안우진 7개)를 주고받은, 숨막히는 명품 투수전이었다. 키움은 소중한 1점을 끝까지 지켜내며 승리, 4연승을 질주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