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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바랜 '전직' 마무리 이름값. 2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이 웬말 [인천리포트]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5-26 21:38 | 최종수정 2022-05-26 21:58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역전을 허용한 김원중이 강판 당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26/

[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롯데 자이언츠 김원중이 또한번 구원 실패로 스타일을 구겼다.

김원중은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5-4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에서 김유영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랐다. 강타자 크론을 내야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박성한 최주환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또한번 아쉬움을 남겼다.

김원중은 마무리 전향 첫해였던 2020년 25세이브를 올린 데 이어 지난해 35세이브를 기록, 구승민-최준용과 함께 롯데 역사상 손꼽히는 철벽 뒷문을 구축했다. 지난 시즌 오승환(44세이브)에 이은 구원 2위이자, 2017년 손승락(37세이브) 이후 롯데의 단일시즌 최다 세이브다.

하지만 올시즌은 만만치 않다. 개막 전 당한 늑골 부상에 이어 허벅지 부상이 겹치며 5월에야 1군에 등록됐다.

등록 전까지만 해도 래리 서튼 감독은 "우리에겐 경기를 끝낼 수 있는 2명의 마무리투수가 있다"며 김원중에게 임시 마무리 최준용 못지 않은 신뢰를 표했다. 선수들을 배려해 '누가 마무리를 맡게 되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듭 대답을 회피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원중은 이 같은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 마무리로 나선 지난 11일 NC 다이노스전서 시즌 첫 세이브보다 먼저 블론 세이브와 쑥스러운 구원승을 기록했다. 14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4점 앞선 8-4에서 등판, 난조를 보이며 1실점 끝에 간신히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결국 서튼 감독은 "우리팀 마무리는 현재 최준용이다. 김원중이 지난해의 구위를 되찾고, 컨디션을 회복했을 때 다시 고민해보겠다"며 김원중의 필승조 전향을 공식화했다. 17일 KIA전에서는 7-7로 맞선 8회 등판, 3실점하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이후에도 김원중의 컨디션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2-3으로 뒤진 8회 마운드에 올라 1실점했지만, 9회초 고승민의 극적인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며 또한번 민망한 승리만 적립했을 뿐이다.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7회 역전을 허용한 김원중이 강판 당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5.26/
실망감은 이날 경기에도 거듭됐다. 경기 초반부터 빗맞은 안타를 잇따라 허용한 끝에 롯데는 2-4로 끌려갔다. 하지만 7회초 피터스의 역전 3점홈런으로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7회말 등판한 김유영은 첫 타자 추신수에 볼넷, 1사 후 최정에게 빗맞은 2루타, 한유섬에게 자동 고의4구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사 만루에서 무실점. '마무리에 버금가는 투수' 김원중에게 내려진 미션이었다.

김원중은 신중한 피칭 끝에 크론을 2루수 인필드플라이로 처리했지만, 박성한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최주환에게도 첫 3구를 볼로 시작하며 불리한 승부를 이어갔고, 8구째 기어코 볼넷을 내주며 2타자 연속 밀어내기 볼넷의 굴욕을 당했다.

안타를 맞으면 맞았지, 연속 밀어내기 볼넷이라니. 담대한 심장으로 호평받던 전직 마무리투수에게 볼 수 있는 가장 아쉬운 모습이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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