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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은 외인 복이 있는 팀이다. 드물게 3명 모두 성공작이다.
삼성과 가장 오래 인연을 맺고 있는 뷰캐넌은 마운드 위에서는 '진지 모드', 덕아웃에서는 '유쾌 모드'다. 등판이 없는 날은 외국인 응원단장으로 변신한다. 홈런치고 들어온 오재일에게 사인받고 사진찍기, 피렐라와 춤추기 등이 모두 '분주한' 뷰캐넌의 '업무'이다. 카메라 앞에서 장난을 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유쾌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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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황동재가 6회초 2실점 한 뒤 교체돼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황대인에게 던진 공이 실투가 돼 1점 차로 추격당하는 솔로포를 맞은 직후. 실투가 아쉬웠던 황동재는 홈 팬들의 박수 속에서도 굳은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를 지켜보던 뷰캐넌이 통역을 불러 3년 차 투수에게 다가갔다. 그는 과연 무슨 말을 했을까.
황동재의 증언이다.
"지난 주 대전에서 던졌을 때 스리런 홈런을 맞기 직전(7회말 2사 1루)에 (노수광에게) 볼넷을 주고나서 덕아웃을 봤어요. (하주석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고 내려오니 뷰캐넌이 하는 말이 '홈런 맞는 건 좋다. 그건 괜찮다. 맞을 수 있다. 완벽했는데 다만 하나의 문제점을 꼽자면 볼넷을 주고 덕아웃을 본 네 표정이 자신이 없어 보이더라'고 그렇게 얘기를 하는거에요. 어제(24일 KIA전)도 다 던지고 내려왔을 때도 뷰캐넌이 와서 '홈런도 맞을 수 있고 점수 줄 수 있다. 근데 대전에서보다는 확실히 더 자신감이 있어 보였다. 저번 주보다는 오늘이 더 자신 있어 보였고 멘탈적으로도 강해 보였다'며 잘했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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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차이 같지만 큰 결과 차이를 만드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요소다. 2년 연속 15승 이상을 달성하며 최고 외인투수로 자리매김한 꾸준함의 대명사 뷰캐넌. 미래의 에이스로 폭풍 성장 중인 3년 차 유망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딱 한기지 말은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뷰캐넌 뿐 아니다. 황동재는 떡잎부터 알아본 레전드 급 선배 형들의 같한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선수다.
"뷰캐넌 뿐 아니라 민호 형이나 태군이 형 승환 선배님 등 정말 많은 분들이 꼭 새겨야할 조언을 한 마디씩 해주세요. 그런 것들을 다 듣고 머릿속에 담으려고 하죠."
삼성의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에이스급 선발 투수의 탄생.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선배들의 관심과 조언이 큰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중요한 역학을 하는 선배가 바로 에이스 뷰캐넌이다. 잘 뽑은 외인 투수의 부가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에피소드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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