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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포커스]4년간 피홈런 6개밖에 없던 땅볼 투수의 충격적 동점포. 2년전 만루홈런도 맞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2-05-17 22:31 | 최종수정 2022-05-17 23:32


17일 수원 KT위즈파크 LG 트윈스-KT 위즈 경기. 8회말 2사 3루 박병호가 동점 투런포를 치고 들어오며 기뻐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17/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가장 홈런을 많이 치는 타자가 가장 홈런을 맞지 않는 투수에게서 극적인 동점 홈런을 날렸다.

회춘한 홈런왕 KT 위즈 박병호가 홈런을 좀처럼 맞지 않는 LG 트윈스 정우영으로부터 투런포를 친 것이다.

박병호는 17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서 4번-1루수로 선발출전해 0-2로 뒤진 8회말 2사 3루서 LG의 셋업맨 정우영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시즌 13호 홈런이다.

초구 153㎞의 투심에 헛스윙을 한 박병호는 두번째 공 154㎞의 투심에또 방망이를 냈는데 살짝 스치는 파울이 됐다.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정우영이 던진 154㎞의 투심이 한번더 왔다. 이번엔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왔는데 박병호가 이것을 놓치지 않고 밀어쳐 동점 홈런을 만들었다.

박병호가 동점 홈런을 친 상대가 정우영이라서 더 놀라웠다. 정우영은 홈런을 맞지 않는 투수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주로 던지는 구종이 살짝 떨어지는 투심이라 대부분 땅볼 타구가 많다. 땅볼과 플라이볼의 비율이 8.75대1로 엄청나게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 정우영에겐 뜬 공을 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래서 홈런이 적다. 정우영이 2019년 데뷔 이후 총 208경기에 등판해 223⅔이닝을 소화했고, 912번 타자와 승부를 펼쳤는데 홈런은 단 6개였다. 2019년부터 200이닝 이상 등판한 투수 중 가장 적은 홈런을 맞았다.

심지어 지난해엔 70경기 동안 단 하나의 홈런도 맞지 않았다.


17일 수원 KT위즈파크 LG 트윈스-KT 위즈 경기. 8회말 2사 3루 박병호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정우영 유강남 배터리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2.5.17/

그동안 정우영을 상대로 홈런을 친 타자는 2019년 6월 19일 삼성 라이온즈의 구자욱(대구 1점)과 KIA 오선우(2019년 7월 7일 광주 1점), 키움 이정후(2020년 6월 6일 고척 1점), 박병호(2020년 6월 25일 잠실 4점), NC 박석민(2020년 10월 10일 잠실 1점), 키움 푸이그(2022년 4월 5일 고척 1점) 등 6명이었다.

눈에 띄는 타자는 박병호다. 5명의 타자가 모두 솔로홈런을 쳤지만 박병호는 유일하게 만루홈런을 쳤다.

당시 역전 만루포였다. 8-5로 앞선 9회초 정우영이 마무리 투수로 올라갔는데 볼넷 2개와 희생번트로 내준 1사 2,3루서 이정후를 고의4구로 거른 뒤 박병호와 만났다. 그리고 146㎞의 투심이 우중월 만루포가 됐었다.

박병호는 이날 투런포를 쳐 정우영의 7번째 피홈런 상대가 됐고, 유일하게 2개의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박병호는 경기 후 "팀이 연패중이었고 다소 침체된 상황에서 홈런 한방으로 분위기 가져올 수 있었다. 끝내기 승리로 연결돼 기분 좋다"면서 "최근 정우영을 보니 직구 비율이 높았고 초구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빠르게 타이밍을 잡을 수밖에 없었는데 그게 홈런이 됐다"라고 말했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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