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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또 힘든 상황이 일어날 거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압도적 선두로 달려나갔지만, 이제 2위 LG 트윈스와의 승차가 2.5경기로 줄어들었다. 물론, 선두를 지키고 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하지만 최근 페이스를 보면 1위 자리를 계속 지키는 게 어려운 일이 될 수 있겠다는 느낌을 준다.
선발들은 잘던진다. 굳이 문제를 꼽자면 불펜이다. 김택형도 김택형이지만, 지난주 역전을 당한 두 경기 신예 조요한의 투구를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김원형 감독은 지난달 23일 첫 콜업 후 비교적 빠르게 조요한을 필승조로 편성했다. 그것도 7회가 아닌 중요한 8회 나오는 핵심 불펜으로 말이다. 승승장구 했다. 하지만 삼성전과 NC전 두 번의 아픔을 겪었다.
삼성전의 오재일과 김동엽에게 홈런을 맞았다. 제구의 흔들림은 없었다. 다만, 노림수 싸움에서 밀렸다는 게 중요하다. KBO리그 타자들도 수준이 높아져, 아무리 공이 빨라도 구종과 코스를 예상하면 완벽한 타이밍에 쳐낼 수 있다.
NC전은 조요한이 아직 더 성장해야 함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다. 9회 마무리 김택형이 가벼운 통증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급하게 나왔다. 무사 주자 1루. 경험이 부족한 조요한에게 압박이 클 수밖에 없었다. 누가 봐도 긴장한 듯,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김응민에게 사구를 내주고, 다음 타자 손아섭과의 대결 중 장지훈으로 교체됐다. 그대로 뒀다가는 승부도 해보지 못하고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낼 게 뻔하다는 걸 김 감독이 알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보기 드문 파이어볼러의 등장이다. 야구 측면에서도 큰 소득이고, 마케팅에서도 새로운 스타 플레이어를 키워낼 수 있는 기회다. 미래 마무리 투수가 될 만한 자원이다.
하지만 너무 빠르게 성장을 시키려다, 이어지는 시련으로 선수가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이 기로에서, 조요한이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그가 큰 선수로 성장할 지, 아니면 공만 빠른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지 결정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조요한은 갑작스럽게 필승조에 들어왔다. 1달도 안된 사이에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조요한을 두둔했다. 이어 "남은 시즌 경기가 많다. 계속 잘했으면 좋겠지만, 안좋은 상황이 또 일어날 거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며 선수가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어린 선수에게 경기 결과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컨디션 관리를 잘해주고, 좋은 공을 던질 수 있게끔 하는 것에만 집중하려 한다. 선수 미래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결과는 그 다음"이라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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