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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키움 히어로즈의 올시즌 예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강속구 마무리 조상우가 군입대를 했고, FA 박병호가 KT 위즈로 떠나면서 마무리와 4번 타자를 잃었던 것.
그러면서 홍 감독은 "우리팀의 특성상 누군가가 그 자리를 메워줄 것이란 믿음이 있었다"라고 했다. 키움은 두산 베어스와 더불어 '화수분 야구'로 유명하다. 스폰서십으로 자생해야하는 구단의 특성으로 인해 값비싼 FA를 잡을 수가 없는 구조다. 따라서 잘하는 선수를 해외로 진출시키거나 트레이드 시키고, FA로 타 구단으로 떠나 보낼 수밖에 없다. 그 자리를 메우기 위해 유망주들을 키워낸다. 키움은 그렇게 자생력을 갖췄고, 강정호 박병호 김하성 등을 메이저리그에 진출시켰고 여러 FA 선수들을 보냈다. 최근엔 예비 FA인 박동원을 KIA 타이거즈로 보내고 현금 10억원과 내야수 김태진, 2023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받았다. 잡지 못하는 FA 선수를 보내고 보상금과 유망주를 받는 실리를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선수 유출이 많은데도 키움은 건재하다. 지난 10년간 2012년과 2017년을 빼고는 모두 포스트시즌에 올랐다. 올시즌에도 김태훈이 마무리로 안정감을 보였고, 김태훈이 빠지자 문성현이 깜짝 활약을 했다. 타선에서도 신인 박찬혁이 5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박병호의 부재로 걱정했던 장타 갈증을 채워주고 있다. 이정후를 제외하곤 타율이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집중력이 높아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 근성을 보여준다.
오랫동안 선수가 빠져나간다고 비난을 받았지만 키움은 언제나 그 빈자리를 메우며 강팀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이젠 누가 빠져도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쌓였다. 그 자신감이 이젠 믿음을 넘어 종교와 같은 신념이 되고 있다.
고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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