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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62구 5K+ERA 1.76' 어느덧 삼진 9위? 포수→투수 자기 자리 찾았네 [잠실핫피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9 22:11 | 최종수정 2022-04-29 22:31


롯데 나균안.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m86, 109kg의 당당한 체격. 포수 출신다운 강견과 차분함. 어울리지 않는 제구력까지.

롯데 자이언츠엔 '선발급 불펜'이 있다. 리그 최고의 포수 기대주에서 롯데팬들의 악몽을 거쳐 이젠 자랑스러운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나균안(24)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2⅓이닝 1실점으로 역투, 시즌 첫승을 따냈다.

올해 나균안은 선발이나 다름없는 롱맨으로 맹활약중이다. 등판 간격은 선발투수와 비슷하게 1주일에 1~2번. 그때마다 선발 못지 않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한다. 언제든 대체 선발로 투입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이날 역시 62구를 던졌다. 올시즌 50구 이상을 던진 건 벌써 3번째다.

첫 경험은 10일 두산 베어스전. 선발 이승헌이 0.2이닝만에 교체되자 나균안이 그를 대신했다. 5이닝 2실점의 역투. 82구를 던지며 삼진 10개를 잡아냈다.

김진욱이 2이닝만에 강판된 21일 한화 이글스전 때도 나균안이 말 그대로 '구원투수'였다. 4이닝 무실점의 인상적인 피칭. 삼진 5개를 곁들였다.

이날 롯데 선발은 글렌 스파크맨. 하지만 스파크맨은 2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 4회를 채우지 못하고 3⅔이닝만에 교체됐다.


선발투수가 조기 교체된 경기에서 전천후 소방수로 뛸 수 있는 투수는 감독에겐 귀중한 자원이다. 필요하다면 필승조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감까지 갖춘 투수다.

역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선택은 나균안이었다. 나균안이 2⅓이닝을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버텨주는 사이, 롯데는 8회초 지시완의 좌중간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나균안의 삼진 퍼레이드는 이날도 계속됐다. 나균안은 삼진 5개를 추가, 총 27개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기준 리그 삼진 9위인 로버트 스탁(두산)과 같은 개수다.

선발투수인 스탁은 올시즌 5경기에 등판, 3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01를 기록중인 에이스급 투수다.

공교롭게도 시즌 삼진 1위 또한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45개)다. 2위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40개)이다.

앞서 서튼 감독은 나균안에 대한 질문에 "언제든 선발로 뛸 수 있다. 시즌은 6개월 동안 진행되지 않나. 우리 팀의 대체선발 후보"라며 "선발 외에도 롱맨, 브릿지(추격조) 역할, 여차하면 7회 필승조로도 쓸수 있다. 감독에겐 큰 힘이 되는 선수"라며 활짝 웃은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제구력 중심의 맞춰잡는 투수였다. 46⅓이닝을 소화하며 2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그 ⅓가량인 15⅓이닝만에 벌써 같은 개수를 기록했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원래 5~6가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구종을 직구와 커터, 스플리터까지 3가지로 단순화하는 대신 구위를 끌어올렸다. 대신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를 살리고, 구속도 작년보다 빨라졌다. 비시즌에 리키 마인홀드 투수총괄의 훈련 프로그램을 잘 소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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