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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m86, 109kg의 당당한 체격. 포수 출신다운 강견과 차분함. 어울리지 않는 제구력까지.
올해 나균안은 선발이나 다름없는 롱맨으로 맹활약중이다. 등판 간격은 선발투수와 비슷하게 1주일에 1~2번. 그때마다 선발 못지 않은 이닝과 투구수를 소화한다. 언제든 대체 선발로 투입해도 문제가 없을 정도다.
이날 역시 62구를 던졌다. 올시즌 50구 이상을 던진 건 벌써 3번째다.
김진욱이 2이닝만에 강판된 21일 한화 이글스전 때도 나균안이 말 그대로 '구원투수'였다. 4이닝 무실점의 인상적인 피칭. 삼진 5개를 곁들였다.
이날 롯데 선발은 글렌 스파크맨. 하지만 스파크맨은 2회부터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 4회를 채우지 못하고 3⅔이닝만에 교체됐다.
선발투수가 조기 교체된 경기에서 전천후 소방수로 뛸 수 있는 투수는 감독에겐 귀중한 자원이다. 필요하다면 필승조로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안정감까지 갖춘 투수다.
역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선택은 나균안이었다. 나균안이 2⅓이닝을 3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버텨주는 사이, 롯데는 8회초 지시완의 좌중간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나균안의 삼진 퍼레이드는 이날도 계속됐다. 나균안은 삼진 5개를 추가, 총 27개다. 이날 경기 전까지 기준 리그 삼진 9위인 로버트 스탁(두산)과 같은 개수다.
선발투수인 스탁은 올시즌 5경기에 등판, 3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2.01를 기록중인 에이스급 투수다.
공교롭게도 시즌 삼진 1위 또한 롯데 에이스 찰리 반즈(45개)다. 2위는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40개)이다.
앞서 서튼 감독은 나균안에 대한 질문에 "언제든 선발로 뛸 수 있다. 시즌은 6개월 동안 진행되지 않나. 우리 팀의 대체선발 후보"라며 "선발 외에도 롱맨, 브릿지(추격조) 역할, 여차하면 7회 필승조로도 쓸수 있다. 감독에겐 큰 힘이 되는 선수"라며 활짝 웃은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제구력 중심의 맞춰잡는 투수였다. 46⅓이닝을 소화하며 27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올해는 그 ⅓가량인 15⅓이닝만에 벌써 같은 개수를 기록했다.
서튼 감독은 "나균안은 원래 5~6가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구종을 직구와 커터, 스플리터까지 3가지로 단순화하는 대신 구위를 끌어올렸다. 대신 직구의 수직 무브먼트를 살리고, 구속도 작년보다 빨라졌다. 비시즌에 리키 마인홀드 투수총괄의 훈련 프로그램을 잘 소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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