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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다"→"힘 빠진듯"→"큰일 났다"→"따로 보자" 신인왕 1순위 후보의 잊을수 없는 하루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2-04-29 01:51 | 최종수정 2022-04-29 10:16


첫 선발 등판에서 거둔 첫승 기념구를 들고 포즈를 취한 김시훈.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NC '신성' 김시훈(23)이 데뷔 첫 선발 등판 경기에서 데뷔 첫 승리을 따냈다. 팀의 스윕패를 막은 역투였다.

김시훈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86구를 소화하며 3안타 4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을 기록, 팀의 연패를 끊어내며 9대5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거둔 감격의 데뷔 첫승.

최고 구속 150㎞의 패스트볼과 낙차 큰 커브와 최고 142㎞를 기록한 고속 슬라이더, 포크볼을 앞세워 물오른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전날부터 꿈틀댔던 NC 타선. 스윕패 직전에 몰린 야수들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모처럼 초반부터 활발하게 터지며 데뷔 첫 선발 무대에 선 김시훈을 지원했다.

김시훈은 2회 2사 2루에서 안권수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데뷔 첫 실점을 했지만 3,4회를 잇달아 삼자범퇴 처리하며 순항했다.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5회말 수비를 마친 NC 김시훈이 1루수 오영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8/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NC 김시훈이 두산 페르난데스의 땅볼타구를 발에 맞은 후 끝까지 따라가 타구를 처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8/
승리투수 요건을 앞둔 5회 1사 후 고비가 찾아왔다.

"처음으로 80구가 넘으면서 힘이 빠지는 것 같았다"고 털어놓은 그 순간. .

1사 후 8,9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과 폭투로 1사 2,3루. 김인태의 땅볼로 실점한 김시훈은 이어진 2사 3루에서 정수빈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로 추가실점 했다. 페르난데스 볼넷으로 2사 1,2루에서 김재환의 싹쓸이 2루타성 타구를 1루수 오영수가 온 몸을 던진 슬라이딩 캐치로 막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김시훈은 "김재환 선수 타구에 큰 일 났다 싶었는데 영수가 저를 두번이나 살려줬다. 운이 좋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오영수는 "김재환 선수 타석에 빠른 타구가 올 것 같아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중해야 될 상황에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예상했던 타구가 와서 잘 처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웃었다.

김시훈은 "창원가서 매니저님과 상의해 첫 승 기념 피자를 돌리든 해야할 것"이라면서 "영수와는 따로 시간을 가지겠다"며 밥을 사겠다는 뜻을 비쳤다. 오영수는 경기 후 '시훈이한테 뭐 하나 얻어먹으라'는 농담에 "고기를 먹겠습니다"라고 찜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시훈은 "지난 KT전에 3이닝을 던지던 중 투수 코치님께서 '어떤 상황인지 알거다'라며 선발 전환을 암시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부담보다는 선발 등판을 기다리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던지자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NC 선발투수 김시훈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28/
감격의 데뷔 첫승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한 김시훈은 가장 기쁜 날, 부모님과 현역 시절이던 강원도 고성 22사단 시절을 떠올렸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5년 차인데 1군 기록도 없고, 부모님께도 올해 뭔가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군 시절은 제 야구인생에 터닝포인트라 생각이 납니다."

팀이 가장 어려운 순간, 의미 있는 첫 선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NC의 신성. 짜릿했던 첫승의 기억을 남긴 하루가 신인왕을 거쳐 미래의 대선수가 돼 있을 김시훈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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