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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대~호, 대~호!"
27일 사직구장,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살얼음 승부. SSG 랜더스는 앞 타자를 고의4구로 거르고 1사 1,2루에서 이대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불펜에 조요한이 준비하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요한은 이대호를 병살 처리한 데 이어 연장 12회도 3자범퇴로 막아내며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지난 시즌 6경기, 올시즌에는 단 2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어린 투수다.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김 감독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걸까.
28일 만난 조요한은 전날 경기에 대해 "언제 이대호 선배님 같은 타자와 위기 상황에서 또 붙을 수 있을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당시의 속내를 전했다. 절체절명 위기에서의 등판에 대해서는 "절 향한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집중했다. (병살타 순간)짜릿했다. 커터와 직구로 땅볼을 유도했는데 딱 제가 생각한 대로 (유격수 땅볼이)됐다"며 웃었다.
강동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7라운드에 SSG에 입단한 프로 2년차 신예다. 1m91의 당당한 체격과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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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 시절 모교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지만 미지명의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대학 시절 성적도 8⅓이닝 평균자책점 20.25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학 입학 이후 구속이 급격히 늘면서 이해 드래프트 대상자 중 가장 빠른 직구를 지닌 투수로 주목받은 덕분에 SS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부정적인 전망들을 이겨내고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게 '넌 (프로에서)안될 거야'라고 말씀하신 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통쾌하다. 덕분에 더 악착같이 훈련했다. 대학 는 진로의 압박감이 컸다. 프로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 박민호 서진용 김택형 등 불펜 형들이 잘 챙겨준다."
성장의 원천은 자신감이다. 제구가 잡히고, 슬라이더 대신 커터로 주 구종을 바꾸면서 한층 더 직구의 위력이 커졌다. 1군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확신이 서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조요한은 "전엔 직구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젠 변화구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한다. 결국 변화구가 통하니까 직구도 더 잘된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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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형하고 한번 붙어보고 싶다. 초등학교 부터 유명했고, 프로에서도 최고의 타자시니까, 올해 목표는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거다. 욕심을 부려보자면 SSG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가 되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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