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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안된다던 사람들, 보고 있나?" SSG의 리베라 꿈꾸는 22세 야망남 [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2-04-28 20:39 | 최종수정 2022-04-29 06:31


SSG 조요한. 김영록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대~호, 대~호!"

'조선의 4번'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가 등장할 때마다 사직구장에 울려퍼지는 함성이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에서 따온 이 응원은 부산 야구팬들에게 이대호 세 글자가 갖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비록 한국시리즈 우승은 없지만, 고 최동원과 염종석의 뒤를 잇는 부산 야구영웅의 계보를 잇는 이대호다. 올시즌 성적도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자랑한다.

27일 사직구장, 1-1로 맞선 연장 11회말 살얼음 승부. SSG 랜더스는 앞 타자를 고의4구로 거르고 1사 1,2루에서 이대호와의 승부를 택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불펜에 조요한이 준비하고 있었기에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요한은 이대호를 병살 처리한 데 이어 연장 12회도 3자범퇴로 막아내며 사령탑의 기대에 보답했다.

지난 시즌 6경기, 올시즌에는 단 2경기 출전이 전부였던 어린 투수다. 눈에 띄는 성적을 보여준 것도 아니다. 김 감독의 자신감은 어디서 나온걸까.

"앞 타자(한동희)가 워낙 잘 치는 선수였고, 1루를 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타자가 이대호라면, 우린 경험은 적지만 구위가 뛰어난 조요한으로 승부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제구보다는 구위로 잡아야한다는 판단이었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다."

28일 만난 조요한은 전날 경기에 대해 "언제 이대호 선배님 같은 타자와 위기 상황에서 또 붙을 수 있을까?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당시의 속내를 전했다. 절체절명 위기에서의 등판에 대해서는 "절 향한 믿음에 보답하고자 더 집중했다. (병살타 순간)짜릿했다. 커터와 직구로 땅볼을 유도했는데 딱 제가 생각한 대로 (유격수 땅볼이)됐다"며 웃었다.

강동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7라운드에 SSG에 입단한 프로 2년차 신예다. 1m91의 당당한 체격과 강한 어깨가 돋보이는 '원석'.


2022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SSG 조요한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6/

광주일고 시절 모교의 황금사자기 우승을 이끌었지만 미지명의 아픔을 맛봤다. 절치부심한 대학 시절 성적도 8⅓이닝 평균자책점 20.25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학 입학 이후 구속이 급격히 늘면서 이해 드래프트 대상자 중 가장 빠른 직구를 지닌 투수로 주목받은 덕분에 SSG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부정적인 전망들을 이겨내고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내게 '넌 (프로에서)안될 거야'라고 말씀하신 분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통쾌하다. 덕분에 더 악착같이 훈련했다. 대학 šœ는 진로의 압박감이 컸다. 프로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 박민호 서진용 김택형 등 불펜 형들이 잘 챙겨준다."

성장의 원천은 자신감이다. 제구가 잡히고, 슬라이더 대신 커터로 주 구종을 바꾸면서 한층 더 직구의 위력이 커졌다. 1군에서도 자신의 공이 통한다는 확신이 서면서 자신감도 붙었다. 조요한은 "전엔 직구만 스트라이크존에 들어가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이젠 변화구의 중요성을 많이 생각한다. 결국 변화구가 통하니까 직구도 더 잘된다"며 웃었다.


SSG 조요한이 숨을 고르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2.04.26/
올해 SSG에는 '전직 메이저리거' 김광현이 컴백했다. 조요한은 "사실 김광현 선배님께 슬라이더를 배웠는데, 던지기가 쉽지 않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정후 형하고 한번 붙어보고 싶다. 초등학교 šœ부터 유명했고, 프로에서도 최고의 타자시니까, 올해 목표는 1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는 거다. 욕심을 부려보자면 SSG의 마리아노 리베라(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마무리)가 되고 싶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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