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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양현종(34)이 타이거즈의 레전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적생' 박동원과 첫 호흡을 맞춘 양현종은 1회 고전했지만, 이후 에이스의 위력을 한껏 뽐냈다.
1회 KT 타선의 집중력에 고전했다. 선두타자 배정대를 1루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황재균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후 김민혁을 9구까지 가는 승부를 펼친 끝네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 돌리는 듯 했지만 박병호와는 9개의 공을 던져 볼넷 출루를 허용했다. 오윤석의 적시타로 첫 실점을 한 양현종은 2사 1,3루에서 나온 이중도루 때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으로 3루 주자의 득점을 바라봐야만 했다. 박경수의 적시타로 3실점 째를 한 양현종은 김준태를 삼진으로 막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1회 투구수는 총 42개.
4회를 삼자범퇴로 지운 양현종은 5회 1사 후 수비 실책으로 주자를내보냈지만, 후속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면서 실점을 하지 않았다.
6회를 세 타자로 깔끔하게 정리한 양현종은 7회에 장성우와 김병희를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다. 김병희의 삼진으로 양현종은 이강철 현 KT 위즈 감독이 보유한 타이거즈 소속 최다 탈삼진(1702개) 타이 기록을 세웠다. 이 감독은 양현종이 신인일 때 KIA 투수 코치를 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역대 최연소(만 34세 1개월 13일)이자 KBO리그 통산 7번째 2000이닝에 이은 또 하나의 대기록이다.
총 99개의 공을 던진 양현종은 4-3으로 앞선 마운드를 전상현에게 넘겼고, 전상현은 실점없이 마운드를 지켰다.
이번에는 승리를 품었다. KIA 타선은 7회와 8회 5점을 냈고, 9회에는 박동원의 투런포까지 터졌다. 불펜은 남은 이닝을 2점으로 막아냈다. KIA의 10대5 승리와 함께 양현종도 시즌 첫 승에 입맞춤했다.
지난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던 양현종의 KBO리그 선발승은 555일만. 2020년 10월 18일 잠실 LG전 이후다.
'타이거즈 레전드' 이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양현종은 다른 기록에 욕심을 냈다. 이 감독만이 가지고 있는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양현종은 "감독님의 기록을 보면서 승부욕이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가 탐난다"고 운을 뗐다.
양현종은 이어 "감독님께서도 '그 기록을 바꿔라'라고 해주신다.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닝도 중요하지만, 10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앞으로도 또 나오기 힘든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나도 감독님 밑에서 자라고 배우면서 그 기록만큼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왔다. 연차가 되다보니 조금씩 다가갈 수 있는데 이 기록 만큼은 이름을 바꾸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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