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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적응은 1이닝이면 충분했다. 호랑이 굴로 이동한 박동원(32·KIA 타이거즈)이 자신의 가치를 완벽하게 증명했다.
올 시즌 FA로 나성범과 6년 총액 150억원에 계약을 하는 등 강력한 의지를 보였던 KIA는 공-수 모두 안정적인 박동원 영입으로 약점 하나를 지웠다.
KBO가 계약 세부 내용을 검토하느라 트레이드 승인이 25일에야 난 가운데 박동원은 2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김 감독은 이어 "양현종을 시작으로 2주 동안 적응 기간으로 볼 생각"이라고 생각했다.
트레이드 직후 "양현종의 공을 받아보고 싶다"고 밝혔던 박동원은 이적 첫 경기부터 '소원 성취'를 하게 됐다.
1회 첫 출발은 썩 좋지 않았다. 타자와 승부하는 공 개수도 많았고, 이중 도루 때에는 송구 실책까지 나왔다. 결국 1회에만 3실점을 내줬고, 양현종은 42개의 공을 던졌다.
첫 시작은 불안했지만, 이후 박동원과 양현종은 환상의 호흡을 보였다. 2회부터 6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KT 타선을 꽁꽁 묶었다. 무엇보다 1회 투구수가 많았던 만큼, 공격적인 볼배합으로 빠르게 이닝을 지웠다. 사령탑이 기대했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양현종은 박동원과의 찰떡 궁합 속에 1회 삼진 두 개에 이어 3회에도 삼진 두 개를 더하며 송진우 이강철에 이어 역대 1700탈삼진을 달성했다. 4회와 7회에도 삼진을 추가한 양현종은 이강철이 가지고 있던 타이거즈 소속 최다 탈삼진(1702개) 기록을 달성했다.
6⅔이닝 4안타 4사구 2개 6탈삼진 3실점(2자책). 10대5 승리를 이끌며 양현종의 복귀 후 지각 첫승을 함께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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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추격을 허용한 9회초에는 중월 투런 쐐기 홈런을 날리며 KT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홈런 순간 허벅지 근육통을 느껴 불편한 다리로 천천히, '괴롭게' 다이아몬드를 돌고 들어온 이적생을 KIA 선수들이 열렬히 환영했다.
김 감독은 "투수와의 호흡이 중요하다. 타격은 두 번째"라고 이야기하며 박동원의 부담을 줄여준 가운데 박동원은 첫 경기부터 영입 이유를 보여주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수원=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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