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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집'으로 돌아온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기세가 무섭다.
첫 타석은 삼진. 하지만 푸홀스는 0-3으로 뒤진 3회말 2사 1,2루에 등장, 애시비의 81.7마일(131.5㎞) 슬라이더를 시원하게 잡아당겨 홈플레이트로부터 약 130m 떨어진 1층 관중석 깊숙한 곳에 꽂았다.
개막 8경기만의 시즌 2호포다. 통산 681번째 홈런. 푸홀스가 염원하는 700홈런까진 이제 19개 남았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700홈런을 때린 선수는 배리 본즈, 행크 아론, 베이스 루스 등 3명 뿐이다.
"단순히 나가서 공을 보고 치는 게 아니다. 경기 전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이를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훈련함으로써 자신감이 생긴다. 오래 뛰었지만, 그런 마음을 잊은 적이 없다. 성공하려면 재능만으론 부족하다. 더그아웃은 잡담하는 곳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야구를 연구하는 장소다."
푸홀스가 22년째 빅리그에서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다. 이미 세인트루이스의 정신적 지주이자 플레잉 코치에 가까운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푸홀스는 "(동료들이)타석에 들어설 준비가 됐는지 확인하는 게 내 역할이다. 앞선 7~8이닝 동안 집중하지 않았다면, 9회 클러치 상황에 나설 준비가 안 된다. 그게 내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고, 어릴 때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라며 "그들이 내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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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타격폼도 뜯어고쳤다. 과거에는 상체를 웅크리고, 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에서 앞꿈치를 딛고 강하게 허리를 돌리는 자세였다. 하지만 올시즌의 푸홀스는 레그킥을 한다. 왼쪽 다리를 들어올렸다가 강하게 땅을 딛으며 힘을 모은다. 지난 몇년간 겪은 무릎, 발 부상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타격폼이다.
푸홀스는 "지금 내 몸상태는 21년 전의 스윙을 그대로 하기 어렵다. 현재 내가 가진 것을 활용해서 가장 잘 칠 수 있는 타격폼으로 바꿨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간판타자 폴 데용은 푸홀스에 대해 "정말 특별한 선수다. 경기를 보고 연구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다"며 감탄했다.
2001년 데뷔한 푸홀스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아름다운 11년'을 보냈고, 이후 LA 에인절스에서 오욕으로 가득한 10년을 겪었다.
올해 친정팀으로 복귀한 푸홀스의 시즌초 페이스는 좋다. 8경기 중 4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15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푸홀스의 존재감 덕분인지 세인트루이스는 5승3패,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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