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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어린 선수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더라."
이에 대해 양현종은 "감독님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를 숙인 뒤 "어느덧 프로 16년차인데,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예전엔 뛰어난 선수가 40세까지 뛰는 걸 목표로 두는 게 상징적이었는데, 요즘엔 고참 입장이 돼보니 부담이 된다"며 "한 경기 못 던지면 '내가 이 자리에 있는 게 맞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고 털어놓았다.
어느덧 투수조 최고참 자리에 오른 위치의 무게감을 느끼는 눈치. 양현종은 "예전엔 40~41세까지 목표를 두고 힘 닿는데까지 해보자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올해 한국으로 돌아와 어린 선수들과 스프링캠프를 보내면서 그런 생각이 부쩍 커졌다"며 "정말 열심히 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자리를 차지해 어린 선수들 경쟁이 더 힘들어졌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 밝혔다. 또 "오랜 기간 아프지 않고 던지면 물론 좋겠지만, 힘들 때가 됐을 땐 나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에게 기회를 터줘야 한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슬픈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냉정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안 좋았을 때는 어쩔 수 없다. 한편으론 시간이 너무 야속하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는 양현종이지만, 오히려 자신을 탓했다. 그는 "주변에선 득점지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내가 점수를 안준다면 팀이 이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에 만족하기보다, 실점에 더 반성을 하게 된다. 팀의 1선발이라면 잡을 경기는 잡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득점지원은 핑계다. 내가 나설 때마다 팀이 패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또 "득점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야수들에겐 되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시즌은 길고,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우리 타자들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크다. 나도 최소실점으로 막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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