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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먹튀'란 단어가 있었다.
FA제도 초창기와 달리 장기계약이 끝이 아닌 시작으로 받아들이는 선수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거액의 장기계약을 하고 무책임하게 퍼지는 선수를 보기 어렵다.
직간접적인 팬들의 압박도 있고, 무엇보다 스스로의 책임 의식이 달라졌다. 'FA로이드'보다 과잉의욕과 부담감에 오히려 FA 직전 해 무너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선진 구단들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때 마침 합법으로 유권해석이 내려진 비FA 장기계약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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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FA를 1년 남긴 투수 박종훈 문승원과 외야거포 한유섬 등 세명의 선수와 비FA 다년계약을 했다. 박종훈은 5년 최대 65억원, 문승원은 5년 최대 55억원, 한유섬은 5년 최대 60억원이다. 김광현도 메이저리그에서 SSG로 복귀하면서 4년 총액 151억원(연봉 131억원, 옵션 2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삼성라이온즈도 동참했다. FA자격을 1년 남긴 간판타자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통해 프랜차이즈 스타를 묶는데 성공했다.
비FA 다년계약을 통해 안정을 찾은 선수들. 약속이나 한듯 초반부터 맹활약이다.
SSG 한유섬은 연일 불 방망이로 소속팀의 개막 8연승을 이끌고 있다. 8경기 중 절반이 멀티히트. 0.406의 타율과 2홈런, 15타점으로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13안타 중 홈런과 2루타 등 장타가 절반이 넘는 7개다.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도 명불허전이다.
메이저리거로서의 경험까지 더해 완숙해졌다. KBO 무대 복귀전이었던 9일 KIA전에서 6이닝 동안 단 1안타 무실점 완벽투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볼넷은 단 1개 내준 반면, 탈삼진은 무려 5개를 잡아냈다. 에이스로 선발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것이 확실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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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디션 문제로 개막과 함께 합류하지 못했던 그는 9일 키움전부터 합류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특히 둘째날인 10일 키움전에서는 2루타 두방을 포함, 5타수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돌아온 김상수와 함께 타선을 이끌었다. 불펜 난조로 팀은 역전패했지만 구자욱은 빛났다.
2경기 9타수4안타(0.444) 2타점.
비FA 다년계약으로 평생 뛰기를 원하는 삼성에 안착한 구자욱은 "부담 없이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 말 그대로다. 복잡한 생각 없이 모든 에너지를 그라운드에 집중하는 천재 외야수. 조심스레 커리어 하이 시즌이 기대된다.
처음으로 새행된 비FA 다년계약 수혜자들. 시즌 초부터 펄펄 날며 새로운 제도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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