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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트 퍼펙트 갑론을박 미스터리, 그는 왜 9회 마운드에 올랐나 [SC 이슈]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2-04-05 09:32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2022 KBO리그 개막전 경기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렸다. SSG 선발투수 폰트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창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2.04.02/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폰트 퍼펙트 도전 미스터리, 왜 9회 마운드에 올랐나.

2022 시즌 프로야구 개막전 하이라이트는 NC 다이노스를 상대, 9이닝 퍼펙트를 기록한 SSG 랜더스 윌머 폰트의 환상 투구였다. 하지만 폰트가 9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내는 동안 타선이 1점도 뽑지 못해 40년 KBO 리그 역사상 첫 퍼펙트가 완성되지 않았다.

여기에 SSG가 10회초 4점을 냈는데, 9회까지 던진 폰트가 왜 10회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느냐에도 갑론을박이었다. 폰트의 투구수는 104개. 도전 가능한 수치였지만, 몸이 완전치 않은 개막전 투구였다는 게 문제였다. 보통 개막전 선발들은 투구수를 세자릿수까지 채우지 않는다.

김원형 감독은 "감독은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하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기록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죄송하다"고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현장 감독들은 김 감독의 선택을 적극 지지했다. 100%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기록 때문에 무리했다가 한 시즌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실제, 김 감독은 지난 시즌 박종훈, 문승원, 아티 르위키 선발진들의 줄부상으로 시즌을 망친 아픈 기억이 있다. 선발투수의 부상이 '트라우마'로 남았을 수 있다.

그런데 선수들은 아니었다. 두산 베어스 투수 최원준은 한 방송사 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그런 상황이었다면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라고 했고 지난해까지 선수로 뛴 투수 출신 유희관 해설위원도 "대기록이라 아쉽다. 나는 나간다고 벤치에 말했을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 감독도 "현역 시절 같은 상황이었으면 어떤 선택을 했겠느냐"는 질문에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그런데 여기서 생기는 궁금증이 있다. 폰트는 '무의미한' 9회에 왜 마운드에 올랐냐는 것이다. 8회까지 90개를 투구했다. 당초 계획이 90~95개였다.

그런데 9회초 SSG가 점수를 내지 못했다. 폰트가 9회 무실점을 해봤자 퍼펙트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었다. 9회에도 등판하면 김 감독이 말한 최대 한계치, 105개에 근접하거나 무조건 넘을 수밖에 없었다. 10회 등판이 불가능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철저히 관리를 할 것이라면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르지 않는 게 맞았다. 개막전이라 불펜진이 피로한 것도, 믿고 맡길 선수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김 감독은 9회가 끝날 때까지 폰트에게 다가가지 않았다고 했다. 9회까지 마운드에 남겨뒀고, 9회 종료 후 처음으로 폰트에게 의사를 물었다는 것은 김 감독 역시 기록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만약, 폰트가 10회에도 던지겠다고 했으면 아마 막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만, 폰트가 기록에 대한 욕심을 크게 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몸이 너무 힘들었고, 올라가봤자 안될 거라는 자체적 판단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기 후 폰트는 구단 관계자들에게 자신이 야구를 한 후 9이닝을 다 던진 게 처음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또, 국내 선수들에 비해 '용병' 신분인 외국인 선수들은 기록 달성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폰트에게 몇 번이고 "아쉽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지만 "팀이 승리해 만족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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