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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도대체 왜 그는 그렇게 큰 소리를 쳤을까.
디그롬은 지난해 7월 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을 마치고 오른팔 근육통을 호소하며 그대로 시즌을 접었다. 앞서 5월에는 옆구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1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을 올리며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의 시즌을 연출하던 도중이었다.
이번에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면 2014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6번째이며, 사이영상을 첫 수상한 2018년부터 치면 5번째 IL 등재다. 특히 이번에 이상이 생긴 팔꿈치는 2018년 5월과 2019년 4월에도 다친 부위다. 이쯤 되면 팔꿈치 부상이 '고질적'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올시즌 중 디그롬과의 연장계약 논의는 없을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시점이 올 것이다. 디그롬은 그가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었다. 당시 MLB.com은 '디그롬이 2022시즌 후 옵트아웃을 실행할 뜻을 분명히 했다'며 디그롬이 구단주에 떠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디그롬은 2개월 뒤인 6월 초에 복귀한다 해도 예전의 기량을 회복할 지 의문이고, 부상이 재발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옵트아웃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옵트아웃을 실행한 들, 다른 구단이 '부상 덩어리'에게 특급 대우를 해줄 리 없다.
디그롬은 옵트아웃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내년 3200만달러의 연봉을 받고 2024년에는 3250만달러의 구단 옵션이 준비돼 있다. 감정이 완전히 상한 게 아니라면 잠자코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는 게 상책이다.
이번 봄 디그롬의 연장계약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맥스 슈어저 때문이다. 슈어저는 지난해 12월 3년 1억3000만달러, 평균 4333만달러에 메츠 유니폼을 입었다. 슈어저 못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의 실력이란 평가를 받는 디그롬으로선 구단이 연장계약을 통해 특급 대우를 해줄 것으로 기대했을 지 모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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