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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논쟁', ESPN은 지터가 A로드보다 아래라고 봤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2-02-03 15:46 | 최종수정 2022-02-03 15:48


데릭 지터와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뉴욕 양키스에서 11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90년대 후반 20대 초중반의 젊은 유격수 셋이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휘저은 적이 있었다.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 시애틀 매리너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보스턴 레드삭스 노마 가르시아파라가 그들이다. 나이는 가르시아파라가 1973년생으로 가장 위고, 지터와 A로드가 각각 한 살씩 아래다. 반대로 메이저리그 데뷔는 A로드가 가장 빠른 1994년, 지터가 1995년, 가르시아파라가 그 다음해에 이뤘다.

셋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빅리그에 등장, 누가 낫다고 할 것 없이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하지만 이들은 2000년 이후 각기 다른 행보를 보이며 희비가 엇갈렸다. 가르시아파라는 1997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뒤 2003년까지 2001년을 제외하고 6시즌에 걸쳐 190안타 이상을 날리면서 1999년과 2000년에는 리그 타격왕에도 올랐다. 그러나 2004년 시카고 컵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탔고, LA 다저스를 거쳐 2009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36살의 나이에 유니폼을 벗었다. 통산 타율 0.313, 1747안타, 229홈런을 때린 가르시아파라는 '레전드급' 문턱에서 주저앉아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지터와 A로드는 승승장구했다. 지터는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통산 3465안타를 때린 뒤 2014년 은퇴, 2020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득표율이 역대 2위인 99.7%였다.

반면 A로드는 약물 스캔들에 휘말리며 공들여 쌓은 빅리그 업적이 얼룩졌다. 통산 3115안타, 696홈런을 터뜨렸지만, 약물 오명에 묻히고 말았다. 올해 첫 자격을 얻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4%의 득표율에 그쳐 좌절했다. A로드는 2004년 양키스로 옮겨 지터와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이어갔지만, 2013년 약물 복용 혐의가 드러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터와 A로드는 기량 측면에선 서로가 라이벌이었다. 만일 A로드가 지터처럼 오점 없이 선수 생활을 마쳤다면, 이번에 100% 가까운 득표율로 쿠퍼스타운에 입성했을 것이다. 훗날 A로드가 용서받을 지는 알 수 없으나, 적어도 지터의 명성엔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런데 미국 최대 스포츠채널 ESPN은 A로드가 지터보다 기량에서는 더 위라고 봤다. 3일(한국시각) 공개한 '올타임 메이저리거 톱100' 26~50위에서 A로드는 26위, 지터는 28위에 랭크됐다. ESPN은 순위 선정 방식에 대해 '12명의 기자와 편집자가 통산 WAR, HOF 헌액 여부, 전성기 활약상, 메이저리그 기여도 등을 평가해 200여명을 뽑은 뒤 선수 2명을 맞대결시키는 방식으로 2만여 차례의 투표를 벌여 순위를 정했다'고 했다.

둘은 근소한 차이지만, ESPN의 설명대로 종합적인 선수 가치를 따졌을 때 A로드가 지터에 앞선다고 평가한 것이다. ESPN은 지터에 대해 '양키스는 지터가 루키였던 1996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뒤 이후 20년 동안 거의 매년 가을 야구를 수놓았다. 지터의 활약은 기념비적이었고, 가을야구의 아이콘이었다'며 '양키스를 싫어하는 팬들은 지터의 성공과 우상화에 분개했다. 과대평가든 아니든, 5개의 우승 반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칭찬 일색이다.

그러나 순위는 A로드보다 아래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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