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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1990년대 후반 20대 초중반의 젊은 유격수 셋이 메이저리그 그라운드를 휘저은 적이 있었다.
지터와 A로드는 승승장구했다. 지터는 5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통산 3465안타를 때린 뒤 2014년 은퇴, 2020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득표율이 역대 2위인 99.7%였다.
반면 A로드는 약물 스캔들에 휘말리며 공들여 쌓은 빅리그 업적이 얼룩졌다. 통산 3115안타, 696홈런을 터뜨렸지만, 약물 오명에 묻히고 말았다. 올해 첫 자격을 얻은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34%의 득표율에 그쳐 좌절했다. A로드는 2004년 양키스로 옮겨 지터와 한솥밥을 먹으며 전성기를 이어갔지만, 2013년 약물 복용 혐의가 드러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런데 미국 최대 스포츠채널 ESPN은 A로드가 지터보다 기량에서는 더 위라고 봤다. 3일(한국시각) 공개한 '올타임 메이저리거 톱100' 26~50위에서 A로드는 26위, 지터는 28위에 랭크됐다. ESPN은 순위 선정 방식에 대해 '12명의 기자와 편집자가 통산 WAR, HOF 헌액 여부, 전성기 활약상, 메이저리그 기여도 등을 평가해 200여명을 뽑은 뒤 선수 2명을 맞대결시키는 방식으로 2만여 차례의 투표를 벌여 순위를 정했다'고 했다.
둘은 근소한 차이지만, ESPN의 설명대로 종합적인 선수 가치를 따졌을 때 A로드가 지터에 앞선다고 평가한 것이다. ESPN은 지터에 대해 '양키스는 지터가 루키였던 1996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뒤 이후 20년 동안 거의 매년 가을 야구를 수놓았다. 지터의 활약은 기념비적이었고, 가을야구의 아이콘이었다'며 '양키스를 싫어하는 팬들은 지터의 성공과 우상화에 분개했다. 과대평가든 아니든, 5개의 우승 반지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적었다. 칭찬 일색이다.
그러나 순위는 A로드보다 아래였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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