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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언제나 '만전의 준비'를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엔트리는 정해져 있고, 사령탑에겐 선택의 순간이 찾아온다.
허 감독은 시범경기 도중 "공수에서 김준태가 가장 좋다. 주전 포수는 김준태라고 보면 된다"고 취재진에게 귀띔했다. 결국 개막과 함께 김준태가 주전 자리를 꿰찼고, 정보근은 2군으로 내려갔다.
김준태는 좌타자라는 장점과 더불어 투수들과의 소통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다. 강태율은 투수를 이끄는 리더십과 수비 기본기, 지시완은 타격 자질과 수비에서의 발전을 높게 평가받았다. 1군 포수가 3명인 이상, 주전 포수 김준태와 수비형 강태율, 공격형 지시완으로 분류되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강태율이 타격을, 지시완이 수비를 못해서가 아니라 서로의 강점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다.
김준태는 SSG 랜더스와의 개막전에서 시원스런 홈런을 쏘아올렸지만, 이후 4경기에서 10타수 무안타 2볼넷에 그쳤다. 10타수 중 절반은 삼진이었다. 강태율도 2경기에 선발출전했고,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반면 지시완은 선발출전 없이 2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그 1안타도 지난 6일 NC 다이노스전 결승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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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1군 엔트리는 시즌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의 요구에 따라 25인에서 28인까지, 차근차근 늘어났다. 엔트리가 늘어날수록 예상치 못한 부상 등 뜻밖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고, 대타와 대주자 등 감독이 용병술을 발휘할 여지도 커진다.
2021시즌부터 규정이 바뀌면서 부상자 명단(IL)에 오를 경우 열흘간 1군에서 뛸 수 없다. 때문에 롯데는 머리에 공을 맞았음에도 딕슨 마차도를 1군에서 제외하지 않았고, 키움 전에 대주자로 출전시켰다. 결국 15명의 야수 엔트리 중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선수는 지시완 뿐이었다.
선수 기용은 감독의 권한이다. "그 순간은 지시완보다 강태율이 낫다고 판단했다. 경기에 졌으니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지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나"라고 허 감독은 말했다.
사령탑으로선 개막 열흘 만에 뜻하지 않은 논란으로 흔들릴 팀 분위기, 김준태와 강태율의 속내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유망주는 경기에 나오지 않으면 평가가 오른다'는 야구계 속설도 있다. 수비든 타격이든, 평가는 현장의 눈이 가장 정확하다.
다만 허 감독은 지시완을 쓰지 않은 이유에 대해 "강태율이 만약 그 타석에서 쳤다면 이후 수비도 나가야한다"고 설명했다. 지시완에게 대타와 대수비 어느 쪽 믿음도 없다면, 차라리 다른 대타, 대주자, 대수비 요원이 그 자리에 있는게 낫지 않을까. 귀중한 엔트리 한자리 활용의 아쉬움은 남을 수 밖에 없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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