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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플레이어]150km도 불안했던 강속구 투수, 1선발 거듭날 수 있을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1-04-08 06:15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21 KBO 리그 경기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5회초 1사 1,2루 두산 미란다가 삼성 박해민의 타구를 호수비로 처리한 2루수 박계범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07/

[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ERA 94.50의 악몽은 지웠다. 두산 베어스가 기다렸던 강속구 좌완 선발 투수가 우려를 딛고 데뷔전을 치렀다.

아리엘 미란다는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다. 예정대로 등판 일정을 치렀다면, 미란다는 이날 삼성전이 아닌 4일 KIA 타이거즈와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로 등판했어야 했다. 하지만 개막을 앞두고 팔 근육통이 발생하면서 등판 스케줄이 미뤄지게 됐다.

미란다의 첫 등판을 앞두고 우려도 있었다. 시범경기에서 워낙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미란다는 3월 22일 한화 이글스와의 시범경기에서 ⅔이닝 3안타 2탈삼진 5볼넷 7실점으로 부진했다. 최고 구속이 150km까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몰린 공이 잇따라 나오면서 대량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계획보다 훨씬 적은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물러났다. 이후 시범경기 추가 등판이 불발된 미란다는 2군 연습 경기에서 한 차례점검 후 7일 삼성전에 맞춰 몸을 만들어왔다.

KBO리그 데뷔전에서 미란다는 모든 우려를 깨끗하게 씻고 호투를 펼쳤다. 한계 투구수는 80~90개 사이로 정해져 있었다. 투구 로테이션을 정상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에 90개 이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고, 승리 요건까지 갖췄다. 이날 미란다는 5이닝 2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총 투구수는 95개로 예정됐던 투구수를 살짝 넘겼다.

1회에 볼이 많이 들어가면서 투구수가 많았지만, 삼성 상위 타순 박해민-김상수-구자욱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2회에는 호세 피렐라를 좌익수 플라이로, 김헌곤을 스탠딩 삼진으로 처리했다. 2아웃 이후 강민호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으나 이원석을 파울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3회 이학주-강한울-박해민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미란다는 4회에 처음으로 주자 2명 출루를 허용했다. 2아웃 이후에 피렐라의 안타와 폭투, 김헌곤 타석에서는 몸에 맞는 볼이 나오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2사 1,2루에서 앞선 타석 2루타를 내줬던 강민호를 상대한 미란다는 이번에는 풀카운트에서 포크볼로 헛스윙 유도에 성공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5회에도 1아웃 이후 이학주-강한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이번에는 행운이 따랐다. 박해민이 친 빠른 타구가 2루수 박계범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는 직선타가 된 데 이어 2루주자 이학주까지 포스 아웃 시키는 '일타쌍피'가 되면서 5회를 채울 수 있었다.

막판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지만, 최종 결과는 KBO리그 첫승이었다. 2회에 얻은 1득점이 끝까지 지켜지면서 미란다는 팀 선발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선발승을 거뒀다.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김태형 감독은 미란다의 투구에 대해 "시범경기때 좋지 않아서 걱정했는데, 무난하게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미란다 역시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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