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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의미있는 승리. 앞으로의 연봉 협상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
선수가 연봉 조정 신청에서 승리한 사례는 역대 20번 중 1번 뿐. 단 5%의 확률을 주 권이 쟁취해낸 셈이다. 2002년 LG 트윈스 류지현이 조정위원회를 거쳐 선수 요구액이었던 2억2000만원을 받았고, 그 외 사례는 모두 구단들이 이겼다.
역대 두번째 성공인만큼 앞으로 협상 판도에 미칠 영향이 커보인다. 향후 구단과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연봉 조정 신청을 더욱 활발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은 연봉 조정 신청을 하고 싶어도, 구단의 눈치 때문에 할 수 없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어차피 해당 팀에서 계속 뛰어야 하는데, 자칫 구단과 대립각을 세우면 서로 껄끄러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돈 때문에 욕심낸다'는 이미지를 불편해했다. 그래서 연봉 협상은 구단과 선수가 각각 주장하는 금액에서 어렵게 합의점을 찾아 사인을 하는 것이 대다수 사례였다. 올해 연봉 조정 신청자는 주 권 한명 뿐이었고, 신청자가 아예 없는 해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주 권과 KT 구단은 최대한 민감하지 않게 이번 사안을 풀어갔다. 서로 갈등이 있다는 구도로 비춰지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주 권의 승리로 결론이 난 후에도 KT 구단은 대승적 차원에서 KBO의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마무리까지 깔끔하게 끝났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봉 조정 신청을 활용하는 선수들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향후 연봉 조정 신청이 늘어날 경우, KBO의 역할은 더욱 무거워진다. 구단과의 협상 대신 무조건적인 연봉 조정 신청 역시 부작용이 될 수 있다. 고민이 필요한 대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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