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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진단]"오버페이 없다"는 LG, 1년 뒤 FA 김현수...100억을 또 논할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12-22 07:15


LG 트윈스 김현수는 내년 시즌 후 생애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전성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김현수는 4년 계약을 또 이끌어 낼 가능상이 높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얼마 전 한 구단 관계자와 FA에 관한 이야기로 통화를 하다 "코로나가 내년까지 갈텐데, LG가 돈을 쓸까요? 100억원은 줘야 할 것 같은데"라는 말을 들었다.

내년 시즌 후 FA가 되는 LG 트윈스 김현수에 관한 얘기였다. 실은 김현수는 국가대표 참가 일수가 한 시즌 요건을 충족해 올해 FA 자격을 재취득했지만, 기존 계약이 1년 남아 있어 권리 행사는 하지 않았다.

지난 3시즌 동안 LG 유니폼을 입고 워낙 출중한 활약을 펼쳤으니, 다른 구단서도 김현수의 몸값이 벌써부터 궁금한 모양이다. LG의 고민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내년 한 시즌 활약상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그러나 김현수의 체력과 '루틴'인 시즌 준비 과정을 보면 내년에도 거뜬하다는 게 주위 평가다. 김현수는 요즘도 잠실구장 헬스장을 들른다고 한다.

김현수는 2017년 12월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LG와 계약했다. 4년간 115억원은 당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4년 150억원 다음으로 큰 계약이었다. 메이저리그 2년간 존재감을 잊고 있던 그가 과연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을 가졌던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기우였다. 2018년 계약 첫 시즌, 김현수는 타격왕에 올랐다. 11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6푼2리, 20홈런, 101타점을 때렸다. 그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참가 후 첫 경기였던 KT 위즈전에서 1루 수비를 하다 발목을 다쳐 시즌을 그대로 마감했지만, 당시 기록만 가지고도 MVP 후보로 언급됐다.

2019년에는 140경기에서 타율 3할4리, 11홈런, 82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으나, 3할대 타율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 142경기에서 타율 3할3푼1리, 22홈런, 119타점으로 '커리어 하이'급 성적을 내놓았다. 특히 득점권 타율 4할4푼6리는 1982년 백인천(4할7푼6리) 이후 최고 수준이다.

주목할 것은 김현수가 두산 베어스 시절보다 LG에서 훨씬 좋은 기록을 냈다는 점이다. LG에서 3년간 타율 3할3푼1리, OPS 0.906, 연평균 17.7홈런과 101.7타점을 마크했다. 두산에서는 주전을 꿰찬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 동안 타율 3할1푼8리, OPS 0.895, 연평균 15.8홈런, 85.7타점을 기록했다. 나이 서른을 넘어서도 타격 수치가 좋아진 건 선배 박용택을 닮았다. 내년에도 3할대 타율과 20홈런, 100타점 이상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FA를 앞둔 시즌에 힘을 내는 건 김현수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그는 미국에 가기 직전 시즌인 2015년 타율 3할2푼6리에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28홈런, 121타점을 올렸다. 내년에도 주장을 맡는 김현수는 클럽하우스 리더이자 중심타자로 승부욕을 자극할 만한 요소는 여전히 많다.


LG는 이번 FA 시장에서 관망자였다. 2루수 최주환의 예상 행선지로 언급됐지만, LG는 구체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지켜본다"고 했던 차명석 단장은 정말 지켜보기만 했다. 차 단장은 "시장 가격을 보니 오버페이를 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었다"고 했다.

만일 김현수가 내년에도 기대치를 채운다면 LG는 얼마를 줘야 할까. 지금까지 두 차례 연속 4년 이상 계약을 한 선수는 김민재 이택근 홍성흔 박한이 박용택 김태균 강민호 정우람 최 정 등 9명이다. 여기에 김현수가 포함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관심은 김현수가 두 차례 연속 총액 100억원대의 규모를 확보하느냐에 모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올해 무관중 시즌을 치르는 바람에 LG도 재정이 크게 악화됐다. 예산을 줄였지만, 적자 규모는 예년의 2배 이상 커졌다. 게다가 내년에도 코로나 변수가 존재한다. 무관중 경기를 또 해야 할 지 모른다. 1년 후 LG와 김현수가 벌일 협상은 뜨거운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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