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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끝' 롯데 정 훈, 새 시즌 활용도+중요성 더 커졌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2-20 10:00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와신상담 끝에 만든 반전이다.

2020년은 롯데 자이언츠 정 훈(33)이 아직 살아 있음을 알린 시즌이다. 111경기에서 타율 0.295(410타수 121안타), 11홈런 58타점, 출루율 0.382, 장타율 0.427을 기록했다. 2015년 이후 5시즌 만에 다시 규정타석 시즌을 보냈다. 프로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고, 세 번째 120안타 돌파에 성공했다. 장타율 역시 100경기 이상 소화 시즌 중 최고점을 찍는 등 '커리어 하이급' 시즌을 만들었다.

결과만큼 내용도 알찼다. 시즌 초반에는 이대호와 1루 플래툰을 구성하면서 수비 안정감을 더했다. 민병헌이 부진 속에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자 중견수로 자리를 옮겨 센터라인을 지켰다. 타선에선 리드오프뿐만 아니라 7번을 제외한 나머지 타순을 모두 돌았다. 우투수(0.286)-좌투수(0.306)-언더핸드(0.345) 등 상대 유형을 가리지 않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부분도 돋보였다.

그라운드 바깥에서도 베테랑다운 모습을 선보였다. 스프링캠프부터 꾸준히 컨디셔닝에 집중했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코치진의 신뢰를 얻었다. 후배들과의 소통 역시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시즌을 완주했다.

새 시즌 정 훈은 과연 어떻게 쓰이게 될까. 후반기 1루 수비를 책임졌던 이병규(37)는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가운데, 이를 대체할만한 1루 백업 요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 정 훈이 다시금 1루 플래툰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외야는 민병헌(33)이 다시 중견수 자리로 복귀할 것으로 보이나, 백업 자원으로 분류되는 강로한(28)의 활약 여부에 따라 다시 정 훈이 플래툰 역할을 부여받을 수도 있다. 김동한(32) 신본기(31) 허 일(28) 등 올 시즌 내, 외야 백업 역할을 했던 선수들이 상당수 빠진 가운데, '멀티 플레이어'인 정 훈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롯데 벤치가 활용도가 높은 정 훈을 경기마다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렵게 잡은 주전 자리지만, 정 훈은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다. 스스로 "밑에 선수들이 많이 치고 올라와야 한다"고 강조할 정도. 노력을 통해 가치를 입증한 정 훈의 새 시즌 활약, 그리고 롯데의 활용법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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