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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출신 타자' 좋아하는 한신, 로사리오-샌즈-로하스 까지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12-09 18:20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윌린 로사리오. 스포츠닛폰 본사 제휴 사진.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신 타이거즈가 다시 한번 KBO리그에서 검증을 끝낸 외국인 타자 영입을 택했다.

9일 미국 메이저리그 담당 기자의 SNS를 통해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프로야구 한신과 2년 계약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잠시 후 로하스 측이 KT 위즈 구단에 한신과 계약했음을 통보하면서, KT와의 재계약은 무산됐다. 올해 정규 시즌 MVP와 타격 4관왕을 쓸어담으며 리그 최고 타자로 활약한 로하스는 지난 4시즌간 뛰었던 KT를 떠나 일본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게 됐다.

한신 구단이 KBO리그 출신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윌린 로사리오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사리오는 2016~2017시즌 2년동안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다. 2016년 33홈런, 2017년 37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 검증을 끝낸 로사리오는 2017시즌을 마치고 한화 재계약 대신 한신행을 택했다. 당시 한신은 로사리오에게 2년 총액 8억엔(약 8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구단 역대 신입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3억4000만엔)이었다.

일본 내에서도 거액 연봉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입단했던 로사리오는 시즌 초반 4번 타자로 뛰었지만, 부진이 이어졌다. 결국 아쉽게도 한 시즌만에 퇴출 당했다. 한신에서 뛰었던 2018시즌 성적은 75경기 타율 2할4푼2리-8홈런-40타점. 한신 구단은 1년만에 계약 파기를 통보하며 로사리오를 퇴출했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갔다.

지난해에는 키움 히어로즈 출신 제리 샌즈를 영입했다. 키움에서 2018~2019시즌 2년간 뛰었던 샌즈는 2019시즌 타점왕(113타점)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계약 조건 차이로 한신행을 택했다. 한신은 연봉 130만달러(약 14억원)에 샌즈와 계약했다.

샌즈는 일본에서의 첫 시즌인 올해 로사리오보다 훨씬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110경기에 출장해 타율이 2할5푼7리로 다소 낮지만, 19홈런-64타점을 기록했다. 개막 초반은 2군에서 시작했지만, 1군 콜업 이후 강렬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해 눈도장을 찍었다. 로사리오와는 다른 출발이지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즌 종료 후 한신은 샌즈와의 재계약 방침을 확정지었다.

여기에 내년에는 로하스가 경쟁에 합류한다. 연봉과 보장 금액 자체는 로하스가 샌즈보다 훨씬 높다. 때문에 개막 초반에도 로하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다. 같은 외야수이자 중심 타자로서의 해결 능력을 겨뤄야 하는 샌즈에게는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이다.

한신은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함께 일본에서 손꼽히는 '부자 구단'이다. 여러 일본 구단들이 KBO리그 외국인 선수들을 관찰하지만, 그중에서도 금전적으로 경쟁이 되는 팀들은 요미우리 자이언츠, 한신, 소프트뱅크 호크스 등 3개팀 정도다. 한국 구단에서 A급 외국인 선수들에게 제시하는 연봉보다 높은 액수를 제시할 수 있는 구단들이다. 아직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한신은 한국에서 검증을 끝낸 로하스에게 거액을 배팅한 것으로 보인다. 샌즈에 이어 로하스도 성공한다면, 한신의 'KBO 출신 타자 선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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