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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조용한 롯데의 겨울, '2021년 승부수' 대신 리빌딩 신호탄?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2-08 07:00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021년에는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

올 초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은 당시 외부 FA(자유계약선수)였던 내야수 안치홍을 2+2년 최대 56억원에 영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1년 뒤인 2021년을 승부처로 꼽았다. 그는 "2021시즌이 끝나면 손아섭 민병헌의 FA 계약이 종료된다. 노경은과의 2년 계약도 마무리 되고, 안치홍도 옵트 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며 "따라서 2021년에는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 안치홍 손아섭 민병헌 노경은은 남은 2년 동안 하지 말라고 해도 열심히 할 것이다. 내가 할 일은 그 2년 동안 유망주들을 제대로 육성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2020시즌을 71승1무72패, 7위의 성적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꼴찌로 추락했던 아픔을 딛고 5할 승률을 오갔지만, 결국 승률 0.497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그쳤다. 5강 진입에 실패했고, 5할 승률 달성도 무산됐기에 '성공'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부족했다. 그러나 스토브리그 동안 줄기차기 진행해 온 프로세스를 통한 내부 경쟁과 육성, 성과 등 방향성에 흔들림이 없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1, 2차 선수단 정리를 통해 백업 자원 상당수를 내보냈지만, 특별한 보강 움직임은 없다. FA시장에서도 롯데는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새 시즌은 2020시즌 주전과 퓨처스(2군)에서 육성해온 유망주들로 전력이 꾸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롯데가 장기적 관점에서의 리빌딩에 시동을 건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기존 라인업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야수 부문에선 손아섭 전준우 이대호가 올 시즌 타선의 중심 역할을 잘 수행했고, 3년차 한동희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수비 안정에 큰 기여를 했고, 베테랑 정 훈도 올 시즌 팀 전력에 힘을 보탰다. 백업 자원으로 분류돼 온 오윤석 김재유 김준태의 성장과 도약, 신인 손성빈 나승엽의 합류도 기대해 볼 만하다. 마운드 역시 팀내 역대 외국인 최다승을 거둔 댄 스트레일리와 재계약하면서 앤더슨 프랑코, 박세웅까지 안정적인 3명의 선발 투수를 확보했다. 가능성을 증명한 이승헌 최준용과 베테랑 노경은, 선발-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서준원에 마무리 김원중까지 1군에서 경쟁력을 보여줄 자원들로 분류된다. 올 시즌 부진했던 민병헌 안치홍의 반등과 김준태의 성장 지속 여부, 여전히 불안한 불펜 문제는 해결해야 할 숙제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롯데가 성적 대신 리빌딩에 돌입할 상황은 아니다.

성 단장도 '리빌딩 관점'에 선을 그었다. 그는 "백업 자원들을 정리하는 단계였을 뿐, 필수 전력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일련의 움직임이 리빌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취임 당시 강조했던 '리모델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성 단장은 앞서 "미국은 드래프트, 트레이드 시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팀 리빌딩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제반여건 상 대대적 리빌딩은 하기 어려운 구조다.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으로 팀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시선의 종착점은 결국 성적이다. 1992년 이후 28년간 대권을 품지 못한 롯데는 올해 '아우' NC 다이노스가 통합우승을 달성하는 모습을 부러운 눈길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강호, 대권을 향한 첫 걸음인 가을야구를 향한 열망은 더욱 커진 상황. 때문에 성적을 위해선 필요한 보강도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두고 성 단장은 "FA, 트레이드 시장은 변화무쌍하다. 현 시점에서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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