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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100점 만점에 90점? 나 자신에게 뿌듯한 1년이었다."
하지만 강재민이 스스로를 증명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7월부터 보석의 진가가 드러났다. 12경기 연속 평균자책점 0점 행진을 펼치며 단숨에 필승조를 꿰찼다.
최종 성적은 1승2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57. 총 50경기에 출전, 49이닝을 소화했다. 신인왕 후보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맹활약을 펼친 한 해였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어떤 상황에서도 원하는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13개 했을 때 김민우 형이 '4개만 더하자' 했던 기억이 난다. 아쉽긴 한데, 사실 올시즌 내 목표는 1군 데뷔였다. 결과가 이렇게 좋을 거라고 예상도 못했다. 그 자체로 의미를 두고 싶다. 내년 내후년 다시 도전하겠다."
강재민의 올시즌 승계주자 실점율은 11.4%. 35번의 위기에 등판해 4번밖에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조현우(KT 위즈, 1/32), 이승현(삼성 라이온즈, 4/39), 전상현(KIA 타이거즈, 2/19)에 이은 전체 4위다. 선배 정우람을 비롯해 박준표(KIA) 조상우(키움 히어로즈) 정우영(LG 트윈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 등 내로라하는 불펜, 마무리 투수들을 제쳤다. 강재민 스스로 가장 만족하는 기록이다.
"성격은 부모님 덕분인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마음 편하게 던져라, 내 할 일을 하고 오면 된다고 생각하라'는 말씀 덕분에 힘을 얻었다. 투쟁심이나 자신감은 제가 다른 투수들보다 좀더 강하지 않을까. 시즌 첫 패전(9월6일 KIA전) 때 '나 때문에 팀이 졌다'는 생각에 많이 흔들렸는데, 주변에서 격려해주셔서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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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이 진행되면서 데뷔초에 비해 '팔이 올라갔다'는 지적도 받았다. 사이드암보다는 스리쿼터에 가깝다는 것. KBO는 강재민을 사이드암이 아닌 우완투수(우투우타)로 표기하고 있다. 강재민은 "사이드암 맞는데, 직구를 던질 때 좀더 손목을 살려서 던지다보니 팔이 높아보인 것 같다"며 멋적은 미소를 지었다. 실제로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팔이 올라가진 않았다는 설명이다.
강재민은 '신인상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1표라도 나오면 다행이다. 기대 안 한다. 나오면 감사히 생각하겠다"며 웃었다. 30일 열린 KBO 시상식 결과, 강재민은 1위표 1장, 2위표 4장, 3위표 7장으로 총점 24점을 받아 소형준 홍창기 송명기 이민호 김지찬 정해영에 이은 7위에 올랐다.
한화는 오프시즌 대규모 쇄신에 돌입했다. 마무리 캠프를 앞두고 투수 최고참 안영명 윤규진을 비롯한 다수의 베테랑이 팀을 떠났다. 팬들은 강재민에게 정우람의 뒤를 잇는 차기 마무리를 기대하고 있다. 강재민은 "정우람 선배는 존재 자체로 본보기가 되는 선수다. 그만큼 크게 느껴진다"고 혀를 내둘렀다
"선발보단 불펜이나 마무리로 뛰길 원한다. 복잡하게 이닝 관리, 투구수 신경쓰면서 던지기보단 한타자 한타자 집중해서 던지는 게 더 좋다. 팬들이 기대하시는 만큼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전=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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