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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日 러브콜' 로하스 우즈의 길 걷나, KT가 내놓을 조건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0-11-19 05:30


◇주니치 시절 우즈. <스포츠닛폰 제휴>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예상대로였다.

일본 프로야구(NPB) 팀들이 앞다퉈 멜 로하스 주니어(30·KT 위즈)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18일 '한신 타이거즈가 로하스를 영입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고 일제히 전했다. 앞서 요코하마 디앤에이(DeNA) 베이스타즈, 오릭스 버펄로즈도 로하스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들을 포함해 현재 NPB 센트럴리그-퍼시픽리그 총 12팀 중 로하스에게 관심을 보이는 팀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들 중 한 팀은 로하스에게 구체적인 계약 조건까지 제시한 상태"라고 귀뜸했다.

코로나19로 한-미-일 시장의 변화는 일찌감치 예견된 사태였다. '선수 풀'인 미국 마이너리그가 대폭 축소되면서 빅리그-트리플A를 오가는 소위 AAAA급 선수들의 KBO, NPB 진출이 가시화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미국 현지에서 이들의 기량을 체크하지 못한 상황에서 불확실성도 커진 상태. 국내 팀들은 기존 영입 리스트 내에 올렸던 선수들 중 현지 평가를 종합해 결론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 반면, NPB 팀들은 KBO리그에서 기량이 검증된 외국인 선수들에게 손을 뻗칠 것으로 보였다.

최근 5년 동안 KBO리그에서 NPB로 진출한 외국인 타자로는 야마이코 나바로(2016년·삼성→지바 롯데), 윌린 로사리오(2017년·한화→한신), 제리 샌즈(2019년·키움→한신)가 있다. 세 선수 모두 빅리그 경험이 있고, KBO리그에서 두 시즌을 소화했으며 NPB 진출 직전 시즌엔 30홈런-100타점 안팎의 성적을 남긴 공통점이 있다.

가장 많은 몸값을 받은 선수는 로사리오였다. 로사리오는 한신과 2년 총액 8억엔(약 85억원)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 시절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두 시즌 연속 20홈런, 한화에서 2년 연속 30홈런을 달성하는 등 지표가 기준이 됐다. 지난해 키움에서 28홈런을 친 샌즈는 한신과 총액 130만달러(약 14억원), 나바로는 지바 롯데와 총액 120만달러(약 13억원)에 사인했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부진 속에 계약 첫 해에 중도 퇴출됐고, 나바로 역시 재계약에 실패했다. 샌즈는 올 시즌 한신에서 110경기 타율 2할5푼7리(377타수 97안타), 19홈런 64타점, 출루율 3할6푼3리, 장타율 4할5푼1리를 기록하면서 재계약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2020 KBO리그 두산과 KT의 PO 3차전이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2사 1루 로하스가 안타를 치고 나가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11.12/
로하스는 이들과 달리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다년간 한국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다. 3년 연속 3할 타율, 100타점을 기록했고, 40홈런 시즌(2018년, 2020년)도 두 번이나 있었다.

이런 로하스의 모습과 최근 분위기는 긴 마이너리거 생활을 거쳐 KBO리그에 진출해 5시즌을 뛰고 일본으로 건너갔던 외국인 타자 타이론 우즈를 떠올릴 만하다. 2002시즌을 마치고 두산을 떠나 요코하마에 입단한 우즈는 두 시즌 연속 40홈런을 치고 주니치 드래곤즈로 이적해 4시즌을 더 뛰면서 3차례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우즈는 일본 진출 첫 해 연봉이 5000만엔(약 5억3000만원)에 불과했으나, 2년차엔 1억엔(약 10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2005년 주니치에 입단하면서 2년 총액 10억엔(약 106억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로하스는 올 시즌 KT와 총액 150만달러(계약금 50만달러, 연봉 8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에 계약했다. NPB에서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 받는 선수들이 받는 연봉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과 영입 경쟁 속에 높아진 가치를 고려하면 기본 금액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KT는 앞선 세 시즌 동안 로하스의 결단을 기다려왔다. 메이저리거 집안 출신으로 빅리그 진출의 꿈을 안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로하스가 올 시즌을 거치면서 대체불가급 선수로 자리 잡았고, NPB 팀들까지 영입전 움직임을 보이면서 예년과 달리 먼저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KT 이숭용 단장은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동안 KBO리그 외국인 타자 중 가장 높은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2019년 삼성과 총액 170만달러(약 18억원)에 계약한 다린 러프(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2018시즌 타율 3할3푼, 33홈런 125타점의 기록을 남긴 바 있다. 로하스가 러프보다 반발력이 줄어든 공인구로 더 좋은 성적을 올린 부분은 역대 외국인 타자 최고 몸값 기록을 노려볼 만한 부분. 2017년 두산이 투수 더스틴 니퍼트에게 제시했던 역대 KBO리그 외국인 선수 최고액(210만달러·약 23억원) 돌파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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