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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소형준 이야기가 나오면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얼굴에는 절로 행복한 미소가 번진다. "수퍼루키 아니냐"며 칭찬이 물흐르듯 쏟아진다.
특히 소형준의 독보적인 가치는 '홈런 억제력'이다. 올시즌 소형준의 피홈런은 단 6개. 모두 시즌 초였던 5~6월에 허용한 것이다. 6월 14일 삼성 라이온즈 전 이후 128일, 86⅓이닝 동안 단 한개도 맞지 않았다. 소형준이 선발투수임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기록.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가 홈런 맞은 게 언젠지 기억도 안난다"며 웃었다. 19세답지 않은 소형준의 독보적인 안정감, 이유가 뭘까.
"좋은 커맨드 덕분이다. 실투가 없다. 구위는 당연히 데스파이네나 쿠에바스가 더 좋고, 둘다 제구도 좋은 투수들이다. 하지만 매 공마다의 집중력이라고 할까, 그런 면에서 (소)형준이가 특별한 면이 있다."
하지만 어린 투수의 경우 변화구를 너무 자주 구사하다보면 직구(포심)이 약해진다는 속설도 있다. 이 감독 역시 부분적으로 공감하는 얘기다.
"내가 선수일 때의 투심은 싱커 같은 구질이었는데, 이건 팔을 비틀어 던져야했다. 난 사이드암 투수라 그걸 또 엎어진 상태에서 던지니까, 팔에 무리가 많이 갈 수밖에 없었다. (소)형준이 투심은 팔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조종한다. 2009년 로페즈(전 KIA 타이거즈)와 비슷하다. 팔에 문제가 생기는 구종은 아니다. 대신 팔 스윙이 빨라야 한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다."
잔여 8경기를 남겨둔 KT는 순위가 관건일 뿐, 포스트시즌 진출은 거의 확정된 상태다. KT 입장에선 창단 7년만의 첫 가을야구다.
하지만 소형준은 이미 124⅔이닝을 소화한 상태에서 포스트시즌을 추가로 치러야한다. 이 감독은 "나 때와는 다르다. 트레이닝파트에서 철저히 관리받을 예정이다. 선수 스스로도 관리를 참 잘한다"면서 "올겨울에 가능한 휴식을 주려고 한다. 내년에는 직구를 좀더 많이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소형준을 향한 충만한 애정이 가득했다.
인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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