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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장시환·김민우·김범수' 토종 선발 3인방의 성장, 한화가 꿈꾸는 2021년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9-14 13:03


장시환, 김민우, 김범수(왼쪽부터). 스포츠조선DB

[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장시환과 김민우가 데뷔 첫 규정이닝을 채우게 된다면, 뜻깊은 한 해다. 김범수도 시즌 말미에는 1군에서 뛸 수 있으면 좋겠다."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 대행에게 올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긴 1년이다. 지난 6월 8일 개막 30경기만에 갑작스럽게 1군 사령탑으로 부임, 팀을 이끌어왔다. 프랜차이즈 사상 최다 연패(18연패)부터 코로나19 후폭풍까지 다사다난한 3개월여의 시간이 지났다.

올시즌 내내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한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입장도 다르지 않다. 다만 희망도 엿보인다. 장시환-김민우-김범수로 구성된 토종 선발 트리오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불펜에도 강재민 윤대경 김종수 김진욱 등 새 얼굴들이 나타났기 때문. 9월 한화 투수진의 평균자책점은 3.76, 10개 구단 중 5위다. 롯데 자이언츠를 비롯해 KT 위즈,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삼성 라이온즈보다 좋다.

장시환은 올해 33세, 데뷔 14년차 베테랑 투수다. 커리어의 대부분을 불펜으로 뛴 그가 선발로 풀시즌을 소화한 것은 6승12패를 기록한 지난해가 처음이다. 올해는 3승11패에 그쳤다. 김민우 역시 올시즌 성적은 4승8패에 불과하다.

하지만 장시환의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는 1.95. 김민우(2.07)와 함께 토종 선발 중 구창모(4.53, NC 다이노스), 문승원(2.81, SK 와이번스), 최원준(2.34) 다음 4~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닝을 살펴봐도, 올시즌 한화가 106경기를 치른 현재 장시환은 110이닝, 김민우는 102⅔이닝을 소화해 각각 전체 22위와 24위다. 이들보다 많은 이닝을 던진 외국인 선수는 14명. 말하자면 두 선수 모두 국내 선발투수 중에는 열 손가락에 들 만한 기량을 보여준 셈이다. 데뷔 첫 규정이닝(144경기 기준 144이닝) 소화도 유력하다.

"장시환과 김민우에겐 굉장히 의미있는 한해다. 감독 입장에서 선발투수가 3경기 연속 부진하면 한 턴 정도 2군을 보내거나 휴식을 주게 된다. 정규이닝을 채운다는 건 그렇게 연속으로 와르르 무너지는 일 없이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는 증거니까."

최 대행은 "미국 야구통계를 보면 서른이 넘은 투수는 평균적으로 전년 대비 5% 정도 성적이 감소하고, 20대 투수는 10% 정도 상승한다"면서도 "두 선수에겐 큰 의미 없는 얘기다. 평균을 내고 통계를 내려면 최소한 3년 이상 꾸준한 폼을 보여준 선수들이어야 한다"며 웃었다. 적어도 두 선수의 내년 모습에 대한 기대치는 한층 높아졌다는 것.

7월말 고관절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김범수는 어떨까. 최 대행은 "작지 않은 부상이고, 2주간 자가격리까지 거쳤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다. 무리시킬 생각은 없다"면서도 "가능하다면 시즌 막판에라도 1군 경기에 뛸 수 있으면 좋다"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실전을 못 뛰면 불안해진다. 김범수의 경우 전보다 많이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다 부상당했으니까 더 그렇다. 어떤 감독들은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면, 선발투수가 잘 던진 날 시즌을 종료시키기도 하더라. 등판 타이밍이 1번쯤 더 남아있어도, 좋은 느낌으로 마무리하라는 거다. 김범수가 스스로 건강해졌구나 느낄 수 있게, 시즌 막판에 던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한화의 차기 시즌 사령탑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최 대행은 "내 현역 시절을 떠올려보면, 투수가 편하게 던지기 가장 좋을 때는 3~5점 리드한 상황이다. 타선이 좋은 팀이 아무래도 투수들이 성장하기엔 좀더 유리한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올시즌 한화 타선을 감안하면, 장시환 김민우 김범수에겐 남달리 강하게 크는 1년이었던 셈이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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