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천 분석]'정 때문에.' 핀토 승리투수 만들어주려다 뼈아픈 10연패를 받아든 SK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9-09 05:59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SK 선발 핀토가 5회 2사 1루에서 강판 당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9.08/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감독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이닝을 꼽으라면 5회다. 리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발 투수가 5회에 난조에 빠졌을 때 언제까지 기다려줘야 하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다.

위기를 이겨내고 5회를 넘겨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다면야 더할나위 없겠지만 계속 점수를 내주면서 동점이 될 위기까지 올 경우 언제를 교체 타이밍으로 봐야하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매정하게 바꾼다면 선발 투수가 감정이 상할 수도 있다. 믿었다가 만약에 그 경기를 그르칠 경우엔 팀에 미치는 타격이 클 수 있다.

SK 와이번스가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서 8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한 것은 결국 외국인 선발 리카르도 핀토에게 승리투수를 안겨주려는 정 때문에 생긴 비극이었다.

SK는 이날 4회까지 10-2로 앞서고 있었다. 8점차의 여유. 4회까지 핀토가 2안타 2실점으로 나쁘지 않았고, 특히 3,4회에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는 등 9타자 연속 범타의 좋은 컨디션을 보여 5회를 넘어 6회까지는 여유있게 던질 것으로 예상됐다. 퀄리티스타트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너무 점수차가 나서 방심했을까. 핀토가 5회초 갑자기 난조를 보였다.

1사후 8번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9번 박준태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10-4. 아직 여유가 있었다. 1번 서건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 2아웃. 그렇게 5회를 끝내는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 2번 김하성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10-5가 됐다. 이어 3번 러셀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았다. 최창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안정을 시키려 했다. 하지만 핀토는 안정을 찾지 못했다.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이 계속 안타로 이어졌다. 4번 이정후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아 10-6이 됐고, 5번 허정협에게 좌전안타를 맞아 또 1실점을 했다. 10-7이 되자 SK 벤치는 더이상은 무리라 판단했다. 김태훈으로 교체했다. 아쉽게 김태훈이 6번 김웅빈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맞았다. 10-9, 1점차까지 쫓기게 됐다.

핀토가 4회까지 구위가 좋았다. 가운데로 몰린 공들이 많았는데 오히려 야수 정면으로 가는 범타로 이어졌다. 그러나 투구수가 늘어나면서 핀토의 구위는 키움 타자들이 충분히 정타로 칠 수 있는 수준이 됐고, 가운데로 몰린 공은 여지없이 난타를 당했다.

SK는 이후 로맥의 3점포 등으로 계속 리드를 이어갔지만 8회초 김세현과 서진용이 키움을 막지 못하며 15대16으로 역전패를 하고 말았다.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이날 경기전 "제일 중요한 건 연패를 끊는 것이다. 연패를 끊는 게 제일 큰 목표다. 2000년에 최다인 11연패 했다는데 연패를 오늘 경기에서 끊고 싶다"라고 했었다. 타선이 초반부터 터져 10-2로 앞섰던 것이 오히려 독이 돼버리고 말았다. 8연패 중이던 핀토에게 승리 투수를 만들어주려고 한타자, 한타자 더 기다려 준것이 뼈아픈 역전패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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