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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3할타자無+팀 장타율 0.329' 한화, KBO 21C 최저 기록 새로 쓸까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9-08 14:02


한화 김태균.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 한화 이글스 최고의 타자는 비교불가 이용규다. 팀내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다. 지난 7일까지의 타율 0.290(321타수 93안타)과 OPS(출루율+장타율) 0.720 등의 비율 기록도 팀내 최고다.

그만큼 올시즌 한화의 타선은 '가뭄' 그 자체였다. 팀 타율(0.237)부터 출루율(0.314) 장타율(0.329) 홈런(54개) 타점(334개) 모두 KBO리그 10개 구단 중 꼴찌였다. 삼진(2위) 병살(3위) 도루(9위)도 최하위권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답답한 부분은 장타력의 실종이다. 사실 한화가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위용을 잃은지는 오래됐다. 한화는 2010년(0.359)과 2013년(0.348) 장타율 최하위였고, 2010년대 내내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하지만 올시즌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한화의 장타율 0.329는 KBO리그 역사상 최저 기록 공동 8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역대 팀 장타율 최저 톱10 중 한화를 제외한 9개 팀은 모두 2000년대 이전 기록이라는 것. 팀간 전력 불균형도 심하고, 웨이트 등 체계적인 훈련도 없던 시기다. 해외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 상황상 선동열 등 역대급 투수들이 국내에 머물렀다는 점도 작지 않은 이유다.

리스트에는 태평양과 쌍방울 레이더스, 청보 핀토스, 창단 첫 해의 빙그레 이글스 등 KBO 역사에 남을 '약팀'들이 가득하다. 올해 한화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이 1993년이다.

한화 팀내 홈런 1위는 7개를 쏘아올린 최진행이다. 그 뒤를 노시환(6개)과 이성열 송광민(이상 5개), 퇴출된 제라드 호잉(4개)이 따른다. 이들의 홈런 갯수를 더해봐야 홈런 3위 나성범(NC 다이노스) 한 명과 동일하다. 자칫 2013년 LG 트윈스 이후 7년만에 두자릿수 홈런 타자가 없는 팀이 될 위기다. 54개의 팀 홈런은 9위 롯데(81개)와도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최진행은 100타석 이상 선수 기준 장타율도 팀내 1위지만, 4할에도 미치지 못한다(0.392).

김태균을 필두로 최진행 이성열 송광민 등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선수들의 단체 노쇠화가 결정적이었다. '대장 독수리' 김태균의 추락, 지난 3년간 76홈런을 기록한 이성열의 부진은 당황스러운 수준이다. 팀내 주요 거포들의 장타율 수치는 최재훈이나 정진호만도 못하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노시환을 비롯한 팀내 타자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타선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군복무 중인 변우혁이나 김태연을 제외하면, 노시환 이외의 장타자 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한화의 2020년대는 더욱 암흑기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한화가 개막 한달여만에 올시즌을 최원호 감독 대행의 리빌딩에 맡긴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대규모의 전력 재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지난해까지 '21세기 KBO 최저 장타율'을 기록한 팀은 2006년의 두산 베어스(0.347)였다. 한화는 올해 또 하나의 불명예를 추가하게 될까, 아니면 최소한의 오명은 피하게 될까.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 스포츠조선DB
KBO리그 역대 최저 장타율 Top10

1993=태평양=0.299

1993=쌍방울=0.301

1986=청보=0.322

1985=MBC=0.322

1986=빙그레=0.324

1989=롯데=0.327

1993=롯데=0.328

1990=OB=0.329

2020=한화=0.329

1986=OB=0.332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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