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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년 한화 이글스 최고의 타자는 비교불가 이용규다. 팀내에서 유일하게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다. 지난 7일까지의 타율 0.290(321타수 93안타)과 OPS(출루율+장타율) 0.720 등의 비율 기록도 팀내 최고다.
하지만 올시즌은 한층 더 심각해졌다. 한화의 장타율 0.329는 KBO리그 역사상 최저 기록 공동 8위에 해당한다. 문제는 역대 팀 장타율 최저 톱10 중 한화를 제외한 9개 팀은 모두 2000년대 이전 기록이라는 것. 팀간 전력 불균형도 심하고, 웨이트 등 체계적인 훈련도 없던 시기다. 해외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 상황상 선동열 등 역대급 투수들이 국내에 머물렀다는 점도 작지 않은 이유다.
리스트에는 태평양과 쌍방울 레이더스, 청보 핀토스, 창단 첫 해의 빙그레 이글스 등 KBO 역사에 남을 '약팀'들이 가득하다. 올해 한화를 제외하면 가장 최근이 1993년이다.
김태균을 필두로 최진행 이성열 송광민 등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선수들의 단체 노쇠화가 결정적이었다. '대장 독수리' 김태균의 추락, 지난 3년간 76홈런을 기록한 이성열의 부진은 당황스러운 수준이다. 팀내 주요 거포들의 장타율 수치는 최재훈이나 정진호만도 못하다.
최원호 감독 대행은 노시환을 비롯한 팀내 타자 유망주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타선 강화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아직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군복무 중인 변우혁이나 김태연을 제외하면, 노시환 이외의 장타자 풀도 눈에 띄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한화의 2020년대는 더욱 암흑기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한화가 개막 한달여만에 올시즌을 최원호 감독 대행의 리빌딩에 맡긴 이유다. 한발 더 나아가 대규모의 전력 재정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지난해까지 '21세기 KBO 최저 장타율'을 기록한 팀은 2006년의 두산 베어스(0.347)였다. 한화는 올해 또 하나의 불명예를 추가하게 될까, 아니면 최소한의 오명은 피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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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태평양=0.299
1993=쌍방울=0.301
1986=청보=0.322
1985=MBC=0.322
1986=빙그레=0.324
1989=롯데=0.327
1993=롯데=0.328
1990=OB=0.329
2020=한화=0.329
1986=OB=0.332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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