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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야기는 무성했다. 하지만 결국 트레이드는 없었다. 정우람은 한화 이글스에 남았다.
올해로 데뷔 17년차. 정우람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다. 프로 세계의 차가운 생리에 대해 익히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실명을 드러낸 트레이드 이야기가 나오자 마음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한화가 타 팀으로부터 정우람 트레이드 제안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당시에도 한화 관계자는 "정우람 본인이 이적 의사를 밝힌 것도 아니고, 우리 구단도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꺼낸 바 없다. 선수는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팀 내의 신뢰도 돈독하다. 한화의 젊은 투수들은 입을 모아 "정우람 선배처럼 모두가 믿고 따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데뷔 2년차인 2005년 주요 불펜 투수로 발탁돼 59경기에 출전한 이래 13시즌 연속 평균 65경기 이상을 소화하면서도, 부상없이 든든하게 팀을 뒷받침해온 정우람의 자기 관리는 한화 뿐 아니라 KBO리그 전체의 모범이 될만하다.
일각에서는 리빌딩이 필요한 한화가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섰어야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리빌딩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 변혁이다. 베테랑 대신 젊은 선수만 기용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젊은 선수 스스로 베테랑과의 경쟁을 이겨내고 주전으로 자리잡을 수 있어야 한다. 오히려 그 재능있는 신예 선수를 이끌어줄 수 있는, 존경받는 베테랑의 존재도 중요할 수 있다.
제시된 카드가 정우람의 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이상, 한화가 정우람을 보내야할 이유는 없었다. 한화는 지난 겨울 적지 않은 나이에도 4년간 총액 39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할 만큼 정우람에 대한 신뢰가 있다.
결국 지난 15일까지였던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났고, 정우람은 올해도 한화에서 뛰게 됐다. 정우람은 16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서 3-2로 앞선 9회초 등판, 삼성의 추격을 저지하며 9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모처럼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한 에이스 서폴드의 51일만의 승리를 지켜내며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입증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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