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현장리포트]"11월 결혼식 걱정"하던 살라디노의 너무 빨랐던 미국행, 주인없는 사물함만 남았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7-31 00:34 | 최종수정 2020-07-31 07:30


라이온즈파크 홈팀 라커 내 살라디노가 사용하던 사물함. 주인이 떠난 자리에 68번과 개인 사물만이 덩그라니 남아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2020 KBO 리그 경기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사진은 삼성 살라디노.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6.03/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듀! 코리아'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수 타일러 살라디노(31)가 동료들과 아쉬운 작별을 나누고 떠났다.

살라디노는 30일 저녁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전날인 29일 열린 한화 이글스전이 열리기 직전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살라디노는 동료와 코칭스태프를 만나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다음날인 30일 낮 12시 대구를 떠나 인천공항으로 이동했다. 함께 동행하겠다는 전담 통역의 배웅을 끝내 만류하고 홀로 차에 올랐다.

살라디노는 삼성 외인 역사의 한 페이지에 안타까움으로 기억될 선수다.

팀을 위해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공수주에서 투혼을 발휘하다 허리 부상을 했고, 결국 교체 원인이 됐다.

누상에 나가면 온 몸을 날리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도루를 시도했다. 내·외야를 오가며 다이빙 캐치도 서슴지 않았다.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타이거즈의 경기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렸다. 삼성 살라디노가 7회말 2사 1,2루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7.14/
허리 통증이 회복될 무렵 KIA전에서 하필 아팠던 허리를 강타당했다. 허리가 치명적으로 악화된 이유였다.


운동을 하지 못한 채 회복 치료에 전념하던 살라디노는 자신의 대체 외인 다니엘 팔카 영입 소식을 접했다.

자신의 퇴출을 담담하게 받아들인 그는 조용히 짐을 챙겨 하루 만에 떠났다.

선수단 모두 좋아했던 부드럽고 친절한 인성의 소유자.

"내 캐치볼 파트너였다"던 고참 내야수 이원석은 "늘 열정적으로 했던 친구라 모든 선수가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렸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이국에서 생활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들의 마음을 알겠더라. 얼마나 외롭고 말할 사람도 없고 힘들지 이제야 이해가 간다"고 마음 아파했다.


2020 KBO리그 두산베어스와 삼성라이온즈의 경기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기전, 삼성 살라디노가 두산 코치진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06.18/
지난 3월 초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늦어질 수 있다는 소식에 살라디노는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1월에 약혼녀 헤나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만에 하나 코로나 사태로 개막이 늦어져 시즌이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태가 진정돼 개막을 빨리 시작해 차질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한 바 있다.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절반도 치르지 못한 채 갑작스레 짐을 싸게 된 살라디노.

라이온즈파크 선수단 라커 내 등번호 68번이 달린 사물함에는 그가 사용하던 언더셔츠, 모자, 스파이크 등 미처 챙기지 못한 개인 사물만이 덩그라니 남아 돌아오지 않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4회말 1사 1,2루 LG 김민성의 안타성 타구를 삼성 좌익수 살라디노가 잡아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6.02/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아직 대어는 없다" 7파전 신인왕 경합...팀성적도 고려대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