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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복귀 의지 강했던 강정호,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나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6-29 16:59


KBO 복귀를 추진 중인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스탠포드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정호가 취재진을 향해 고개 숙이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6.23/

[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여론을 돌리지 못한 강정호(33)가 결국 KBO리그 복귀를 철회했다. 상벌위원회 결과까지 지켜보며 조심스럽게 복귀를 타진했던 강정호는 왜 마음을 바꿨을까.

강정호는 29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히어로즈에 연락 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하였습니다"면서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 제 욕심이 야구팬 여러분과 KBO리그, 히어로즈 구단 그리고 야구 선수 동료들에게 짐이 되었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습니다.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받은 모든 관계자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결정이다. 무적 신분이었던 강정호는 지난달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강정호의 복귀 타진 소식에 야구계가 들끓었다. 지난달 25일 KBO는 상벌위원회를 열어 강정호에게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제재를 내렸다. 2016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징역 8개월, 집행 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기 때문. 그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 적발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그럼에도 강정호는 중징계를 피했다. 소급 적용이 발목을 잡았고, 1년 유기실격으로 복귀 길은 열렸다. 보류권을 가진 키움은 강정호의 기자회견과 여론을 끝까지 살피겠다고 했다. 이후 강정호는 입국해 지난 23일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강정호는 과거 사건을 사과하면서 앞으로의 계획을 전했다. 첫 해 연봉 기부, 유소년 재능 기부 등을 얘기했다. 하지만 여론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조건부 기부'라는 비판이 일었고, 뒤늦은 사과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공을 넘겨 받은 키움도 고심에 빠졌다. 임의탈퇴 해제 후 강정호와 계약하거나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방법 등을 놓고 고민했다. 그러나 여론은 돌아서지 않았고, 오히려 악화됐다.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었다.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준다고 해도 강정호가 소속팀을 찾을 가능성은 희박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형성됐다. 강정호도 이를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지난 25일 김치현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 번 "구단과 선수들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다.

키움은 최종 결정을 앞둔 상황에서 강정호의 연락도 함께 기다렸다. 결국 강정호는 에이전시, 가족과 논의한 끝에 28일 김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복귀 의사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29일 자신의 SNS를 통해 발표하면서 복귀 의사 철회가 공론화됐다. 사실상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는 물 건너 갔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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