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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해지는 노사갈등' MLB, 선수노조 제안 거절...쟁점은 연봉 삭감폭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6-04 08:29


메이저리그 선수노조는 정규시즌 경기수를 팀당 114경기로 늘려 구단들이 제시한 연봉 삭감폭을 최소화하자는 새로운 안을 MLB 제안했지만 단칼에 거부당했다. 사진은 토니 클락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위원장.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MLB)와 선수노조(MLBPA)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사태로 정규시즌 일정이 3개월째 연기된 가운데 리그 축소에 따른 선수 연봉 삭감안을 놓고 벌이는 양측 협상이 좀처럼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상황에 따라 올해 메이저리그는 완전히 취소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지난 달 MLB는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5일(이하 한국시각) 정규시즌을 개막해 30개 팀을 동부, 중부, 서부지구로 나눠 팀당 82경기를 치르는 안을 구단주들의 승인을 얻어 선수노조에 제안했다. 9월 말까지 정규시즌을 소화하고, 10월 한 달간 포스트시즌을 실시하는 일정이다.

하지만 이후 MLB가 선수 연봉 삭감안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면서 선수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당초 양측은 지난 3월 경기수에 따라 연봉을 지급한다는 원칙에 합의했었다. 경기수 축소 비율만큼 연봉을 깎는다는 안이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길어지면 시즌 개막이 6월 이후로 미뤄지자 구단 재정 악화를 이유로 MLB는 새로운 연봉 삭감안을 제시했다. 고연봉 선수의 삭감폭을 대폭 늘리는 게 핵심. 올해 연봉이 3600만달러인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은 무려 77% 삭감된 약 800만달러의 연봉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선수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지난 1일 MLB에 역제안을 했다. 정규시즌을 10월 말까지 연장해 팀당 114경기로 하고 11월에 포스트시즌을 치르는 안이다. 경기수를 MLB가 제안한 수준보다 늘려 구단들의 수입 감소를 최소화해 당초 합의안대로 연봉을 지급하라는 압박이었다.

하지만 MLB는 선수노조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ESPN은 4일 'MLB가 114경기를 하자는 선수노조 제안을 거절했다'며 'MLB는 추가적인 연봉 삭감은 없고, 선수노조에 새로운 안을 다시 건넬 계획도 없다'고 보도했다.

ESPN은 이어 'MLB는 시즌을 11월까지 확대 실시하는 건 절대 안된다는 뜻을 노조측에 전달했다'면서 '11월에는 코로나바이러스 2차 확산이 예고돼 있어 포스트시즌이 취소될 수 있고, 그럴 경우 7억8700만달러에 달하는 중계권 수입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ESPN에 따르면 구단주들은 추가적인 연봉 삭감 없이 정규시즌을 50경기까지 줄일 수도 있다는 계획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선수노조에 이같은 생각을 전달하지는 않았다.


MLB와 선수노조는 지난 3월 27일 리그 축소와 관련해 '선수 연봉을 경기수에 비례해 삭감하되 시즌이 완전히 취소되더라도 FA와 연봉조정신청 자격과 관련한 자격 일수는 1년 그대로 보장한다고, 개막이 연기되는 만큼 선수금으로 총 1억7000만달러를 5월 말까지 지급한다'는 내용에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MLB가 지난달 27일 총 연봉을 40억달러에서 12억달러로 대폭 줄이는 안을 공개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불거졌다. MLB의 새로운 삭감안은 최저 연봉(56만3500달러) 선수는 47%를 받고, 고연봉 선수는 23%만 보장받는다는 내용이다. 반면 선수노조의 주장은 총 연봉 규모를 28억달러, 즉 원래 연봉의 70% 수준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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