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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선발 ERA 10위' 한화, 개막 한달 만에 무너진 '선발 왕국'의 꿈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0-06-01 11:38 | 최종수정 2020-06-01 11:50


한화 김민우. 인천=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눈부셨던 '선발 왕국 한화'의 꿈이 개막 한달만에 물거품이 됐다.

개막 직후 12경기까진 아름다웠다. 외국인 선수 채드벨이 빠졌지만, 에이스 워윅 서폴드의 개막전 완봉승으로 기세가 오른 선발진의 분투가 돋보였다. 개막 2주차까지 한화 선발 5명의 평균자책점은 2.23으로 KBO리그 전체 1위였다. 7경기 연속 팀 퀄리티스타트(QS)도 달성했다. "시즌 최하위라는 예상에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할 만큼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자신감도 넘쳤다. 5승7패(6위)에 머문 팀 성적은 아쉬웠지만, 채드벨의 복귀를 기다리는 장밋빛 기대감이 가득했다.

꿈이 무너지는데는 딱 2주가 걸렸다. 5월의 마지막 날, 한화 이글스는 리그 최하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8월 28일 이후 277일만의 최하위다. 시즌 8연패,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에게 두 시리즈 연속 스윕 패를 당했다. 한화의 선발 평균자책점도 4.72를 기록, 9위 LG(4.71)에 뒤진 리그 최하위가 됐다. 불펜까지 합친 팀 평균자책점 순위는 8위(5.22)다. '올해는 다르다'를 외쳤던 김민우 장시환 장민재 김이환이 나란히 부진에 빠졌다.

투타가 모두 무너졌지만, 선발진이 잘 버텨왔던 만큼 바닥으로 내려앉은 모습도 더 눈에 띈다. 12경기 동안 QS를 기록한 선수는 서폴드(2회, 1승1패)가 유일하다. 선발승 또한 8연패 직전인 5월 22일 서폴드의 승리 뿐이다. 복귀한 채드벨을 포함해 서폴드 이외의 투수가 선발 등판한 10경기에서 5이닝을 넘긴 것조차 23일 김민우(5⅔이닝 2자책)와 24일 장시환(5이닝 4자책) 딱 2번 뿐이었다. "서폴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던 시즌 전 ESPN의 예상이 한결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지난해의 서폴드와 채드벨, 2018년의 데이비드 헤일과 키버스 샘슨 등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있었지만, 한화 선발진은 언제나 팀의 약점이었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한화 선발진 평균자책점 평균 순위는 8.2위. 그나마 가을야구에 성공했던 2018년(5위)을 제외하면 평균 9위가 된다. 시즌초의 상승세가 강렬했고, 무기력한 추락이 한층 서글픈 이유다.

현재의 선발진을 대신할 만한 깜짝 카드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암담하다. 시즌 전 청백전과 연습경기를 통해 임준섭 남지민 한승주 등이 테스트를 받았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타선의 부진은 더 심각하다. 팀타율 2할4푼2리, 팀OPS 0.656은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안타와 홈런은 9위, 타점은 10위인데 병살은 2위다. 하주석과 오선진의 부상이 아프다. 2군으로 내려간 김태균은 물론 제라드 호잉, 이성열 송광민의 부진 또한 커리어 로우 수준이다. 하지만 프로에겐 변명에 불과한 얘기다. 스포TV 김재현 해설위원은 29일 한화와 SK 전 경기 도중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부상 선수는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선수들 빠졌다고 선수가 없다? 그게 바로 약팀"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화는 SK에게 당한 3연패의 여파로 리그 최하위가 됐다. 6월 첫주에는 막강 타선을 자랑하는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이 각각 이어진다. 한용덕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왼쪽), 장종훈 코치.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0.05.31/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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