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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코멘트]김태형 감독, "젊은 불펜투수들, 나무보다 숲을 봐야한다...배영수 처럼…"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5-25 10:45


두산 투수 박치국.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07/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명 포수 출신 사령탑. 그만큼 마운드 위 투수의 볼 배합을 유심히 본다.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 9-4로 앞선 7회말 세번째 투수로 올라온 박치국은 두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데뷔 4년 차 젊은 불펜 투수. 8회말 시작과 함께 갑자기 흔들렸다. 선두 이성곤과 살라디노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무사 1,2루. 코너 제구를 통한 완벽한 타자 제압 욕심이 화를 불렀다. 벤치의 김태형 감독 표정이 굳어졌다.

후속 타자 김응민에게 또 다시 볼 2개를 연속으로 던졌다.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 김 감독은 윤명준으로 교체 지시를 내려고 돌아섰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등판해 가급적 마운드에 올리고 싶지 않았던 카드. 벤치로선 박치국이 조금 더 길게 끌어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울 법 했다. 아니나 다를까 힘이 떨어진 윤명준은 ⅓이닝 동안 2안타로 박치국이 내보낸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지난해 마무리로 맹활약한 두산 이형범은 시즌 초 고전하고 있다. 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21/
다음날인 2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두번째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태형 감독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말하자면 5-0 리드 상황 아닌가. 상황을 봐야 하는데 젊은 투수들은 오직 타자와의 승부에만 매몰되는 경우가 있다. 상황에 따라 조절하는 베테랑 투수들과의 차이점"이라고 지적했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다 게임을 망칠 수 있는 어리석음을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러면서 은퇴한 '전설' 배영수를 언급했다. 김 감독은 "배영수의 템포는 정말 빨랐다. 타자가 미처 준비하기도 전에 던질 정도였다"며 베테랑 투수의 공격적 피칭을 높게 평가했다. 김 감독은 전날에도 이현승의 공격적 피칭 패턴에 대해 "후배들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말했다.

두산은 현재 불펜이 고민이다. 예상치 못한 이형범의 부진 속에 확실한 마무리도 마땅치 않다. 김태형 감독은 "형범이가 자신감이 조금 떨어져 있어 당장 (마무리는) 안될 것 같다"며 "지금은 이현승과 함덕주가 괜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에 맞는 공격적 피칭, 고민이 큰 이형범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형범은 24일 삼성전에 0-6으로 뒤진 편안한 상황에 등판, 단 10구만에 1이닝을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공격적 패턴이 타이트한 상황에도 이어져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나무보다 숲 전체를 보는 상황 맞춤형 공격적 투구로 김 감독의 고민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 스스로의 가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며 팀을 살리는 길이다.

현역 시절 공격적인 리드를 즐겼던 김태형 감독의 조언. 수 많은 대투수와 함께 성장했던 명 포수 출신 감독의 경험 어린 충고를 위기의 두산 젊은 불펜진이 실천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


대구=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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