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천 핫피플]반전 피칭 SK 핀토의 한마디 "시작이 아니라 끝날 때가 중요하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5-24 18:43


2020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핀토가 투구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0.05.24/

[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분명히 예전과는 다른 피칭이었다. SK 와이번스의 '미운 오리 새끼' 리카르도 핀토가 반전 피칭을 선보였다.

핀토는 2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서 7이닝 동안 13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단 2실점(1자책)으로 막는 빼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3-2로 앞선 8회초 셋업맨 서진용으로 교체돼 시즌 2승을 눈앞에 뒀지만 아쉽게 9회초 3-3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시즌 2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희망을 갖게 하는 피칭이었다. 핀토는 강력한 구위에도 불구하고 한번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기대보다는 걱정을 더 많이 안기는 투수였다. 첫 등판이었던 6일 인천 한화전서 6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쾌투로 시즌 첫 승을 안았지만 이후 2경기서는 크게 부진했다. 13일 잠실 LG전서 4⅔이닝 7안타 10실점(3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19일 고척 키움전서도 4⅓이닝 동안 9안타 8실점(7자책)으로 패전을 기록했다.

핀토는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부터 한 이닝에 대량 실점을 하고 특히 실책이 동반될 경우 걷잡을 수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LG전과 키움전에서도 수비에서의 미스로 인해 실점이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주심의 스트라이크-볼 판정이나 수비에서 미스가 날 때 감정이 드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멘탈 관리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

이날은 달랐다. 수비 미스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계속되는 위기를 넘기면서 팀에 승리의 기회를 안겼다.

핀토는 1회초 또 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을 했다. 선두 박찬호에게 내야안타를 맞았지만 견제구로 잡아내고 2번 프레스턴 터커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아내 2아웃을 만든 핀토는 3번 최형우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4번 나지완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때 나지완의 타구를 SK 중견수 노수광이 옆으로 흘려 최형우가 3루까지 갔고, 이후 5번 유민상이 우전안타를 쳐 KIA가 선취점을 뽑았다.

2회초도 불안했다. 선두 7번 최원준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다. 1루쪽으로 가는 빗맞힌 타구였는데 투수 핀토가 잡아서 던지려 할 때 1루수와 타자와 겹쳐 조금 늦게 던진게 세이프됐다. 핀토는 8번 나주환에게 유격수앞 땅볼을 유도했다. 중견수 쪽으로 가는 안타성 타구를 SK 유격수 정 현이 잘 따라가서 잡아 2루로 잘 토스했다. 하지만 2루수 김창평의 1루 송구가 옆으로 빠져 병살엔 실패. 연달아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나와 핀토로서는 흔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핀토는 침착하게 9번 황윤호에게 유격수앞 병살타를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3회초는 아쉬웠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냈다. 1번 박찬호와 2번 터커를 범타로 잡아내며 쉽게 이닝을 끝내는가 했지만 3번 최형우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4번 나지완부터 6번 백용환까지 3연속 안타를 맞아 1점을 내주고 2사 만루의 위기가 이어진 것. 7번 최원준에게 147㎞의 투심이 통해 좌익수 플라이로 3회를 마무리. 3회까지 무려 8개의 안타를 맞고도 2점만 내주는 좋은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


이후 핀토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번도 삼자범퇴가 없었고, 7회까지 매이닝 안타를 맞았지만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7회까지 150㎞의 빠른 직구와 투심은 위력적이었다. 우타자에겐 슬라이더, 좌타자에겐 커브와 체인지업을 더해 좋은 피칭을 이어갔다.

핀토는 경기 후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다. 팀이 멋진 경기를 해 마지막에 이겼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오늘 경기전에 별도로 준비한 것은 없지만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더욱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핀토는 "한번씩 실투가 나올 때마다 수비에서 잘 막아준 야수들에게 고맙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라고 했다.

시작보다 끝이 중요하다고 했다.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였다. 핀토는 "시즌 시작이 중요한게 아니라 끝날 때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핀토는 "팬분들도 우리 팀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마시고 야구장에 오실 때까지 온라인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