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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인터뷰를 하다보면 외국인 선수들의 답변은 통상 천편일률적이다.
키움 선발 최원태와의 눈부신 투수전 끝에 거둔 짜릿한 승부. 잊을 수 없는 명승부였다. 그만큼 뷰캐넌의 KBO 리그 첫 승 기억 속에 '넘버 20' 최원태란 투수가 강렬하게 새겨졌다.
경기 후 뷰캐넌은 '상대 투수(최원태)의 호투가 자극이 됐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랬다(absolutely)"고 답했다. 그는 이어 "경기 중간에 전광판을 봤다. 내가 90개쯤 던졌을 때 상대 투수는 7회까지 약 70구에 그 중 볼은 단 15개 정도였다. 그걸 보고 정말 많이 놀랐다. 비록 우리가 이기고 있었지만 상대 투수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8회 실책 등이 겹치면서 교체됐는데 '잘 던졌는데 엄청 아쉽겠다'고 벤치에서 라이블리와 이야기를 나눴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정상 궤도로 돌아온 이날 경기. 손 감독의 호투 예언은 그대로 들어맞았다.
비록 팀 패배에 가렸지만 최원태의 7회까지 피칭은 가히 인생투라 할 만 했다.
최원태는 초반부터 거침 없이 스트라이크를 찔러 넣었다. 주무기 투심이 최고 147㎞에 달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체인지업을 위주로 커브, 슬라이더를 간간이 섞은 완급조절에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도 완벽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70%를 훌쩍 넘었다. 그러다보니 삼성 타자들의 배트가 빨리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이닝이 흐를수록 투구수가 팍팍 줄었다. 단 47구 만에 순식간에 5이닝을 마쳤다. 7회까지 단 73구 만에 1안타 1실점. 2회 선두 타자 이성규에게 첫 안타를 허용한 뒤 7회말까지 1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하지만 마의 8회를 넘지 못했다. 선두 김상수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며 1사 2루에서 이학주에게 통한의 적시타를 허용했다. 내야 실책으로 이어진 1,3루에서 박찬도에게 추가 적시타를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7⅓이닝 89구 4안타 무4사구 6탈삼진 4실점(2차책). 과정에 비해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였다.
비록 패했지만 최원태는 올 시즌 키움을 넘어 국내 최고 우완 에이스로의 도약 가능성을 알렸다. 지난해에 이어 한 뼘 더 성장한 최원태. 성장의 끝은 어디일까. 그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로울 것 같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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