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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현장]'어린이날 악몽 날린' LG, 無관중 속에서 확인한 有의미한 것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20-05-05 17:31 | 최종수정 2020-05-05 19:00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2020 KBO 리그 개막전 경기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2사 2루 LG 김현수가 좌월 2점홈런을 날렸다. 홈인하며 기쁨을 나누는 김현수.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0.05.05/

[잠실=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코로나19를 뚫고 우여곡절 끝에 열린 어린이날 잠실 개막전.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창단 30주년을 맞은 LG 트윈스가 개막전 승리를 거뒀다.

LG는 5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에서 선발투수 차우찬의 호투와 간판 김현수의 홈런포를 앞세워 8대2로 크게 이겼다. LG는 전력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한 채, 최근 2년간 어린이날 시리즈 맞대결에서 6연패를 안긴 두산을 시즌 첫 상대로 만났지만,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과시하며 개막전 2연승, 3년 만의 어린이날 승리를 챙겼다.

입장 관중은 없었으나, 이날 한지붕 라이벌 두산과 LG의 잠실 개막전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또한 1루 응원석에는 치어리더들이 등장, 텅빈 관중석이 무색할 정도로 타자들의 테마송과 응원가에 맞춰 뜨거운 응원전을 펼쳤다.

차우찬은 6이닝 동안 3안타를 내주고 1실점으로 막는 눈부신 투구로 생애 4번째 도전 만에 첫 개막전 승리투수가 됐다. 타일러 윌슨과 케이시 켈리의 페이스가 늦어 대신 개막전 준비를 해온 차우찬은 4회초 두산 김재환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내줬을 뿐, 별다른 위기없이 퀄리티 스타트를 완성하며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LG 입단 3번째 시즌을 맞은 김현수는 1-0으로 앞선 3회말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중심타자 및 주장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4타수 2안타 3타점의 맹타. 3회 1사 2루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두산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153㎞ 바깥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밀어 때려 왼쪽 펜스를 살짝 넘기며 개막 첫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김현수가 개막전에서 홈런을 친 것은 두산 시절인 2011년 잠실 LG전, 2013년 대구 삼성전, 2015년 잠실 LG전에 이어 통산 4번째다.

LG는 최근 2시즌 동안 7승25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던 두산을 개막전서 제압하며 몇 가지 중요한 성과를 확인했다. 우선 새 식구가 된 정근우와 새 외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가 공수에서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치며 팀에 완전히 녹아든 모습을 보였다. 정근우는 4타수 1안타에 두 차례 환상적인 수비까지 선보여 팀의 주축 멤버임을 증명했다. 4번 타자로 출전한 라모스는 6회와 8회 큼지막한 2루타 2개를 터뜨리며 류중일 감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연습경기에서 부진했던 지난해 '신인왕' 정우영이 8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틀어막아 건재함을 드러냈고, 내외야 수비진도 나무랄데 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탄탄한 수비 조직력을 자랑했다.

경기 후 차우찬은 "어린이날 시리즈 6연패가 신경 쓰였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자고 다짐했다. 두산 상대로 제구가 잘 되는 날, 많이 이겼는데 오늘이 그랬다"면서 "한국시리즈에 가는 게 목표인데 오늘처럼 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며 기뻐했다.

류중일 감독은 "개막전 첫 단추를 잘 꿴 것 같다. 차우찬이 완급조절을 하며 잘 던졌고, 이어 던진 투수들도 잘 막아줬다. 공격에서는 김현수는 고비마다 타점을 올린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0 KBO리그 개막전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1사 LG 라모스가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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