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핫포커스]사상 첫 미국 전역에 KBO리그 생중계, 의미와 효과는?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5-05 10:30


LG 트윈스 선수단이 야간 훈련을 30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가졌다. LG 선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야간 훈련에 임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0.04.3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미국에 한국프로야구가 생중계 된다. 뜬소문처럼 시작했던 이야기가 현실이 됐다. 실질적인 기대 효과는 어느정도일까.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일 밤 늦은 시각에 미국, 일본과의 중계권 판매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따라서 5일 시작되는 KBO리그 정규 시즌 개막전부터 미국 'ESPN'과 일본 'SPOZONE'을 통해 생중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ESPN'은 매일 하루에 1경기씩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를 할 예정이고, 첫 경기인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전은 'ESPN' 본 채널에서 중계된다. 이번주 중계가 예정된 나머지 경기들은 'ESPN2' 채널을 통해 미국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KBO의 해외 중계권 사업 대행사인 에이클라는 지난달부터 'ESPN'과 중계권 협상을 펼쳐왔다. 협상 초반에 'ESPN'이 어려운 기업 사정을 이유로 무료 중계를 요구하면서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극적으로 서로의 손해를 최대한 줄이는 내용으로 협상이 타결됐다. 하지만 KBO와 'ESPN'은 중계권 판매, 구매와 관련한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 일본에서도 'SPOZONE'을 통해 유무선으로 KBO리그가 생중계된다. 'SPOZONE'은 하루에 2경기씩 서비스하기로 했다.

미국내 분위기 확실히 다르다

KBO리그 생중계를 바라보는 미국 뉴스 매체들의 분위기는 평소와 확실히 다르다. 그 어느때보다 한국야구, KBO리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ESPN'은 물론이고 'NBC스포츠', '야후스포츠', 'FOX스포츠' 등 굵직한 주요 매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KBO리그를 집중 조명하는 기사를 싣고 있다. 대부분 미국 야구팬들에게 한국야구를 소개하고, 쉽게 KBO리그를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성 기사들이다. 아직 메이저리그(MLB)를 비롯한 미국의 프로스포츠들이 정확한 개막 시점이나 리그 재개 방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로 떠오른 한국이 프로야구를 시작한다는 자체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ESPN'이 KBO리그 중계를 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거의 매일 KBO리그와 관련한 기사가 쏟아졌다.

세계 최대 스포츠채널로 꼽히는 'ESPN'도 어느때보다 심도있게 KBO리그 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KBO리그 소식을 전하는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주요 캐스터들을 중계에 배치하면서 적극적으로 뛰어든 모양새다. 단순히 중계권 판매 자체에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MLB보다 아래로 평가받는 한국야구를 받아들이는 미국의 분위기가 그 어느때보다 우호적이라는 사실이 인상적이다.

현실적 시청 효과, 과연?


물론 현실적으로 KBO리그 생중계가 미국 야구팬들에게 엄청난 파장을 미칠 것이라 보기는 힘들다. 일단 생중계 되는 시간이 대부분 밤 늦은 시간 혹은 새벽 시간대다. 시차 때문에 KBO리그 낮 경기는 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새벽 1시에 시작되고, 저녁 경기는 새벽 5시30분에 시작된다. 3시간 더 늦은 서부 시간을 기준으로 봐도 보통 오후 10시 혹은 새벽 2시30분 등 심야시간대에 경기가 주로 편성돼 있다. 물론 'ESPN'은 생중계한 경기를 2번씩 오후 시간에 다시 녹화 중계로 'ESPN2' 채널에 편성하는 등 하루에 총 3번씩 중계를 할 예정이다.

또 미국 야구팬들이 KBO리그를 본다고 해서, 상당수가 한국야구를 응원하는 신규 팬으로 유입될 확률은 크지 않다. 지금은 코로나19 여파로 자국의 프로스포츠가 멈춘 상태라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MLB 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대부분의 관심이 MLB에 집중될 것이다.

한국프로야구의 새발판

하지만 KBO리그가 세계적으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매우 좋은 기회인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KBO리그 10개 구단과 선수들을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에 홍보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이번 중계권 판매가 당장 '큰 돈'과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국제 사회에 KBO리그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숫자로 계산할 수 없는 추정 효과가 어마어마 하다.

또 일상 방역, 개인 위생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며 무관중 개막을 결정한 KBO리그가 추후 확진자 발생 등의 문제 없이 성공적으로 시즌을 열고, 점차 관중 입장까지 무리 없이 시행된다면 그 자체로 타 국가들에게 '모범 샘플'이 될 수 있다. 특히 MLB는 그 어느 때보다 KBO리그의 방역 관리와 관련해 관심이 높은 상태다. 단순히 리그의 경기 수준 평가를 떠나, 운영에 대한 위상이 높아질 수 있는 최고의 찬스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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