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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진단]경기수 줄어들면 초반 올인. 시작에 밀리면 회복 어렵다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0-04-01 08:50


지난해 두산 박세혁이 NC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서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짓는 끝내기 안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경기수가 적었다면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이제 경기수 축소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KBO 실행위원회에서 4월 7일에 시작하려던 팀간 연습경기를 21일 이후로 2주를 미뤘다. 이에 따라 4월 20일 이후 개막하려던 KBO리그 정규시즌도 2주는 미뤄지게 됐다.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미뤄지며 숨통이 트이는가 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잡히지 않고 확진자수는 1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보니 개막이 계속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KBO리그는 우천으로 취소되는 잔여 경기, 포스트시즌까지 모두 포함하면 7개월 정도 소요된다. 한국시리즈를 11월말까지 치른다고 가정할 경우 5월 초엔 개막이 이뤄져야 한다. 5월 중순 이후까지 미뤄지게 된다면 경기수 축소는 불가피해진다.

경기수가 줄어들 경우 모든 구단은 개막 초반에 올인해야한다. 경기수가 줄어든만큼 초반에 밀릴 경우 후반에 만회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초반에 부진한 출발을 하더라도 후반에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포스트시즌에 나간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시즌 초반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나 부상 등으로 인해 팀이 삐걱거리다가 후반에 안정적인 전력을 완성하며 상승세를 타는 팀들이 있게 마련. 지난해 두산 베어스가 마지막 경기에서 정규시즌 우승을 결정짓는 명장면은 만약 경기수가 128경기였다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144경기라는 긴 시즌을 치렀기에 나올 수 있었다.

2017년 롯데 자이언츠는 6월말까지 7위(35승1무39패)에 머물렀지만 이후 69경기서 45승1무23패(승률 0.662)의 파죽지세를 달리며 정규시즌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2016년엔 LG 트윈스가 6월말까지 32승1무37패(승률 0.464)로 7위에 그쳤지만 7월부터 상승세를 타며 39승1무34패(승률 0.534)를 기록하며 71승2무71패의 5할 승률로 4위에 올라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런 후반의 기적이 줄어든 경기수에서는 이뤄지기가 쉽지 않다. 2017년 롯데를 보면 128경기 때의 성적은 4위였고, 2016년 LG는 128경기때 공동 5위였다. 줄어든 경기수만큼 막판 스퍼트가 어려워지게 되다.

경기수가 줄어드니 초반부터 치고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게 된다. 초반부터 부상선수 없이 컨디션을 확실히 올린 팀들이 유리하게 시즌을 치를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즌 개막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는 않지만 개막에 맞춰서 최고의 컨디션을 만들어내서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게 프로의 세계다. 따뜻한 날에 개막을 하기 때문에 날씨 탓이나 준비 기간 부족 등의 이유를 댈 수도 없다.

경기수가 줄어든다면 그만큼 시즌을 길게 보는 그동안의 시즌 운영을 하긴 쉽지 않다. 선수들의 체력 소모도 적을 수 있기에 더 타이트한 경기가 가능해 진다. 개막만 이뤄진다면 초반부터 불꽃튀는 접전을 기대할 수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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