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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포커스]'김상수 2G 연속 5번' 허삼영 감독의 세이버매트릭스 라인업 실험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0-03-02 09:14


캠프 청백전에서 타격하는 김상수.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허삼영 감독은 연습경기도 허투루 임하지 않는다.

'연습을 실전 처럼' 진지하다. 타순도 대충 짜지 않는다. 상대투수를 분석하고, 조화 속에서 고심해 결정한다. 지난달 29일 연습경기에 앞서 허 감독은 "오늘은 선발 윌슨에 맞는 타선이 아닌, 시즌 구상에 맞는 타선을 짜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타순 별로 맞는 선수가 있다. 1번에 적합한 선수, 5번에 적합한 선수 이런 기준이 다 있다"고 말했다. 그날 김상수가 5번에 배치된 데 대해 "우리 팀에서는 상수가 지난해 타율 2위, 출루율 2위, 도루 2위였다. 객관적인 우리 팀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관행과 감이 아닌 데이터를 통한 효율적 배치가 이뤄질 것임을 짐작케 하는 대목.

오클랜드 빌리 빈 단장이 크게 성공을 거뒀던 세이버매트릭스가 떠오른다. 다년간 쌓인 통계자료를 이용해 선수의 재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시도한 사람들. 바로 빌 제임스로 대표되는 세이버매트리션이어었다. 1998년 애슬레틱스의 단장에 임명된 빌리 빈은 이 이론을 바탕으로 선수를 평가함으로써 기존의 메이저 리그 구단들과 전혀 다른 팀 운영을 선보였다. 그 결과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중 하나인 애슬레틱스를 2000년대 이후 포스트시즌 단골 진출팀으로 바꿔놓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허삼영 감독은 "최적의 효율적 배치-그라운드에서의 열정"을 강조한다. 선수를 쓰는 건 자신의 몫, 직접 뛰는 건 선수의 몫이다. 라커에 걸려 있는 'RESPECT 27.43' 문구는 바로 1루까지의 전력질주 같은 기본을 지키자는 의식 개조의 상징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일 오후 1시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LG 트윈스와 두번째 연습경기를 치른다. LG 선발은 좌완 에이스 차우찬이다. 허 감독은 이날 차우찬에 맞는 타선을 선보였다.

김헌곤(우익수)-구자욱(좌익수)-살라디노(유격수)-이원석(3루수)-김상수(2루수)-김동엽(지명타자)-강민호(포수)-최영진(1루수)-이성규(중견수)가 선발 출전한다. 이원석이 3루수로, 김상수가 2경기 연속 5번 타자로 나선 점이 눈에 띈다. 내-외야 멀티포지션 소화주인 거포 이성규가 센터로 나선다.

선발은 벤 라이블리. 새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과 '돌아온 끝판대장' 오승환, 권오준, 우규민, 최지광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이 줄줄이 대기한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허삼영 감독의 세이버매트릭스 라인업 실험이 무르익고 있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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