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캠프스토리]LG 선수들은 매일 '그곳'에 모여 토의를 한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20-02-10 15:31


9일 숙소 내 컨퍼런스룸에서 전력분석 토의 중인 LG 선수들. 사진제공=LG 트윈스

노석기 전력분석팀장(왼쪽)이 최일언 투수코치와 데이터 분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위-아래)현재까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LG만 보유하고 있는 '트랙맨 포터블' 사용 모습. 사진제공=LG 트윈스


[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번 캠프를 준비하면서 LG 트윈스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분야는 바로 전력분석이다.

전력분석은 나를 알고, 적을 알아야 하는 싸움이다. 각종 장비들이 진화하면서 KBO리그 구단들도 메이저리그 못지 않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LG는 이번 호주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트랙맨 포터블' 장비 2대를 마련했다. 10개 구단 중 유일하다. 현재 대부분의 구단들이 투수 데이터 분석용으로 '트랙맨'을 쓰고 있다. '트랙맨 포터블'은 말 그대로 휴대용 트래맨이다. 들고 다닐 수 있기 때문에 스프링캠프에도 가져왔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보면서 굉장히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또 타자 데이터 분석용 기기인 랩소도 역시 3대를 가져왔다. 다른 팀들도 대부분 랩소도와 트랙맨이 기본이지만, LG의 더 세심한 준비가 엿보였다. 또 호주 캠프에 데이터분석팀 팀원이 무려 6명이나 참가했다. 그만큼 구단 자체에서 데이터 분석, 적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달라진 부분은 전력 분석 미팅 방식이다. 전력 분석 미팅을 안하는 팀은 없다. 하지만 LG는 그 방식을 바꿔봤다. '데이터 분석의 베테랑'인 LG 노석기 데이터분석팀장은 "보통 캠프를 앞둔 시점에 데이터분석팀이 분석 자료들을 준비한다. 그래서 캠프가 시작된 후 선수들에게 데이터를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게 했다. 작년 시즌이 끝나자마자 데이터분석팀이 모여서 일찌감치 분석을 마쳤다"면서 "지금 캠프에서는 우리가 미리 분석해놓은 자료를 가지고 선수들과 토의하는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LG는 거의 매일 오후 선수들과 데이터분석팀이 머리를 맞대고 미팅을 한다. 투수조는 일주일에 2~3차례, 야수조는 일주일에 4~5차례로 사실상 휴식일 제외한 모든 훈련일에 미팅을 하고 있다. 예전에는 '분석'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공유'가 최우선이다. 숫자로 나열하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결국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다듬을 것인지는 전적으로 선수들에게 달려있기 때문이다. 노석기 팀장은 "이번 캠프에서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데이터와 새로운 데이터를 혼합해서 선수들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 또 선수들의 피드백이 가장 중요하다. 데이터분석팀끼리 데이터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선수들이 실전에서 느꼈던 부분이나 미묘한 차이는 결코 데이터가 말해줄 수 없다. 선수들은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우리에게 이야기해주고, 우리는 실전 경험을 적용해 데이터를 활용하도록 돕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수들의 만족도도 높다.

'트랙맨 포터블'처럼 휴대용 장비를 활용하면서, 캠프 훈련 환경이 훨씬 업그레이드됐다. 노석기 팀장은 "휴대용 장비가 없을 때는 시즌때 데이터가 전부였다. 하지만 휴대용 분석 장비들을 쓰면서, 스프링캠프에서의 개개인 데이터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이 두가지를 함께 접목시키니 선수들의 현재 컨디션과 예상 수치, 지난 시즌과의 비교까지 모두 수월하게 되고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물론 데이터 분석을 빠삭하게 한다고 해서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다만, LG 구단이 업그레이드 된 전력 분석을 통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공부를 하고, 자연스럽게 긴장감을 형성하는 것이다. 노석기 팀장은 "데이터에 대한 인식 자체가 많이 달라졌다. 중요성을 우리 선수들도 인식하고 있다. 물론 분석을 잘한다고 이기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가 매개체가 돼서, 스프링캠프 기간에 긴장감이 생기고 더 준비하게끔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첫번째 가치"라고 강조했다.


블랙타운(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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