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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대표팀 막내들 바라보는 김경문 감독, 간절하게 주문했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9-10-21 09:01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은 수원에서 합숙 훈련을 진행중이다. 강백호가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선수단 막내는 서둘러 물병을 나르고 땀 닦을 수건을 선배에게 건넨다. 훈련 도중 잠시 짬을 내 개인 용무를 볼 엄두는 감히 내지 못한다. 막내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그렇다는 것이다. 물론 요즘엔 보기 드문 광경들이다. 오히려 선배들로부터 귀여움 받고 장난도 치며, 때로는 감독의 '편애'를 누리기도 한다. 프리미어12 대표팀 김경문 감독의 눈에 비친 '막내들'은 어떨까.

지난 20일 수원구장에서 진행된 대표팀의 열흘 째 훈련. 대표팀 막내 강백호가 라커룸을 들렀다가 다시 외야로 뛰어나가는 모습을 본 김 감독은 "강백호 번호가 17번인가?"라고 취재진에 물었다. 소속팀 KT 위즈에서는 50번을 다는 강백호는 대표팀에서는 17번이 적힌 유니폼을 받았다. 김 감독은 "보통 막내는 뒷쪽 번호가 많은데 아마 선배들이 가져가고 남은 것 중에 골랐을 것"이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이제 막 고등학교 졸업한 친구인데 참 대단하다"면서 "주전을 차지하고 성적도 좋고 그러면 (태도가)달라질 수 있는데, 정말 슈퍼스타가 되려면 앞으로 본인이 잘 해야 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번 대표팀 엔트리 28명 엔트리 가운데 막내는 강백호다. 지난해 서울고를 졸업하고 2차 지명 1라운드에서 KT의 지명을 받고 입단해 신인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타율 3할3푼6리를 때리며 프로 2년째 국가대표로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고우석(LG 트윈스)과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도 막내 진용에 속한다. 강백호보다 1년 앞선 2017년 입단해 올해가 프로 3년째다. 고우석은 LG의 차세대 마무리로 주목을 받다 올시즌 4월말부터 뒷문지기로 나서 35세이브를 올리며 KBO리그 불펜진의 간판으로 등장했다.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를 준비중인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를 닮아 천재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3년간 통산 3할3푼8리의 타율과 535안타를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떠올랐다. 이정후는 지난 주 끝난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타율 5할3푼3리(15타수 8안타), 4득점, 3타점을 올리며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절정의 타격감을 타고 있는 이정후는 한국시리즈가 끝나면 곧바로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흐뭇하기만 하다. 그러나 취재진을 통해 강백호에 관해 덕담했 듯 자기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김 감독은 "그런 친구들이 앞으로 10년 이상 슈퍼스타로 롱런하려면 정말 자기 관리도 신경써야 한다. (선수하는 동안 책으로)많은 공부를 못했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문제없이 해 나가야 한다. 그게 바로 지도자, 감독이 해줘야 할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선수들이 사건 사고가 유독 많았던 최근 프로야구 판을 보고 느끼는 게 있어야 한다는 야구 원로들의 말과 같은 맥락이다.

김 감독이 이들의 내적, 외적 성장을 바라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한국야구 발전과도 닿아 있기 때문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신화를 만들어낸 김 감독은 이들 3명을 통해 대표팀 '세대 교체'에 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갖게 됐다고 한다. 올시즌 내내 대표팀 선발 작업을 벌이면서 이들 3명에 관해서는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고졸 선수들임에도 좋은 공과 배팅 능력을 갖고 있다. 막상 대표팀에 와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월등하다"고 평가하며 "이런 친구들이 대표팀에서 형들하고 하면서 성장하면 우리 야구가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은 어린 친구들 중 선발(투수)이 없지만, 내년 되면 또 모른다"며 젊은 선발투수도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표팀 선발 에이스는 이번에도 양현종(KIA 타이거즈)과 김광현이다. 스무살짜리 강력한 '영건'이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프리미어12 대표팀 고우석은 이번 대회에서 마무리를 맡은 공산이 크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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