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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악마' 또는 '악의 축'으로 불리는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67)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아마추어 신분으로 미국에 진출한 한국 선수들 대부분이 메이저리그에서 자리를 잡으면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LA 다저스 류현진처럼 아예 시작부터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하는 한국 선수들도 많다.
추신수 역시 보라스를 앞세워 돈방석에 앉았다. 2013년 12월 신시내티 레즈에서 FA로 풀린 추신수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당시 추신수의 통산 성적을 감안했을 때 계약기간과 금액 모두 예상을 웃도는 규모였다. 추신수의 출루율과 전천후 활용가치 등 세부 지표를 앞세워 협상을 벌인 보라스의 수완이 이룬 결과다.
류현진은 FA 자격을 갖춘 한국인 선수로는 보라스의 세 번째 고객이다. 보라스는 이미 류현진의 몸값을 두고 다저스와 한 차례 협상을 벌인 바 있다. 류현진이 2012년 시즌을 마치고 KBO리그를 떠날 때였다. 보라스는 그해 12월 6년 3600만달러에 계약을 성사시켰다. 메이저리거 신분을 유지하면서 다저스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하고 싶다는 류현진의 바람을 계약 내용에 그대로 담았다.
7년 전과는 달리 특정 팀과의 협상이 아니라 다자간 협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오가는 정보와 뉴스도 넘칠 것으로 예상된다. 보라스는 아직 이번 협상과 관련해 류현진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다만 보라스는 지난해 후반기 류현진이 부상에서 돌아와 건재함을 과시했음에도 한 시즌 더 건강한 모습으로 풀타임을 소화한다면 그 가치가 몇 배에 이를 것이란 논리로 다저스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받아들이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스의 기대와 계획은 올시즌 그대로 들어맞았다. 류현진은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29경기에 등판해 182⅔이닝을 던져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마크,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 등 사이영상을 다툴 최정상급 실력을 보여준 만큼 협상에서도 만족스러운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오프시즌 보라스가 FA 협상을 벌여야 할 고객은 류현진 뿐만이 아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게릿 콜, 워싱턴 내셔널스 스테펜 스트라스버그와 앤서니 렌던 등 '덩치 큰' 선수들이 많다. 류현진의 협상 순서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지만, 오히려 분위기를 따라 몸값이 올라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보라스가 류현진의 FA 협상을 놓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이번 오프시즌 최고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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