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테마기획]타저투고의 시대, 고액FA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19-06-26 07:06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2019 KBO 리그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KIA 선발투수 양현종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6.23/

[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프로스포츠에서의 몸값은 선수의 가치이자 자존심이다.

하지만 고액 연봉은 양날의 검이다. 끊임없는 가치평가 잣대를 피할 수 없다.

'먹튀'란 용어가 유행했다. 국내든, 메이저리그든 FA로 거액의 돈을 챙긴 뒤 부상과 부진에 빠지는 선수를 조롱하는 신조어였다. 과거 '먹튀'는 그래도 살 만 했다. 매스미디어의 비난과 눈치 없는 이웃만 피하면 그럭저럭 귀 막고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오밀조밀해진 개인 미디어 시대에 '먹튀'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바야흐로 '거액의 몸값=부담 백배'의 시대다. 어지간한 성적을 올려도 팬들의 평가는 가혹하다. 가성비를 따진다. '그 돈을 받고 그 정도 밖에 못한다'는 맹비난이 가슴을 후벼 판다.

공인구 교체와 함께 고액연봉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투수의 살림살이가 좀 나아진 반면, 타자들은 죽을 맛이다. 가뜩이나 빈약한 선수층에 리그를 이끌어가야 할 엘리트 고액연봉자들의 부진은 치명적이다. 리그는 바로 타격을 받는다. 최근 많이 언급되는 KBO리그 수준 미달 논란과도 뗄 수 없는 상관관계가 있다.

반환점을 돈 2019 프로야구. 고액 연봉자들,그들은 과연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을까.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2019 KBO 리그 경기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SK 선발투수 김광현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5.21/
공인구 변화를 타고 예상보다 세게 불어닥친 투고타저 바람. 투수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괜찮은 시즌이다. 연봉 23억원의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은 시즌 초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고 순항중이다. 최근 7전 전승의 언터처블 페이스. 5월 이후 10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행진중이다. 16경기 8승7패 3.48.

연봉 15억원의 SK 와이번스 에이스 김광현도 어깨를 쭉 펴고 산다. 17경기 9승2패, 평균자책 2.72. 탈삼진 103개로 1위다. 5월15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8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이어가고 있다.


연봉 10억원을 받는 LG 트윈스 좌완 차우찬은 올시즌 15경기 6승4패, 4.12를 기록중이다. 4월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5월 이후 다소 하락세다. 연봉 7억을 받는 삼성 라이온즈 우규민은 허리 통증을 털고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29경기에서 1승5패4세이브6홀드, 2.93. 베테랑 선배로 젊은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하며 성장을 돕는 등 경기장 밖에서의 보이지 않는 역할도 많은 선수다.

연봉 7억원의 롯데 자이언츠 손승락은 지난해까지 롯데 뒷문을 지키며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올시즌 다소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32경기 3승1패, 4세이브, 2홀드, 5.34.


2019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NC 양의지.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31/
투수에 비해 타자들은 전반적으로 울상이다. 올시즌 연봉 20억원을 FA 최대어 NC 양의지(0.355, 12홈런, 43타점), 12억 연봉의 SK 최 정(0.309, 20홈런, 64타점), 12억5000만원의 롯데 민병헌(0.362, 5홈런 23타점)을 제외하곤 모두 가시방석이다.

최고 몸값의 롯데 이대호(25억원, 0.295 11홈런 65타점),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15억원, 0.285, 14홈런 43타점), KIA 최형우(15억원, 0.284, 12홈런 52타점), LG 김현수(13억원, 0.303, 5홈런 41타점), 한화 이글스 김태균(10억원, 0.329, 4홈런 31타점) 등 각 팀의 간판 타자들을 향한 기대치는 연봉만큼이나 높다.

SK 이재원(14억원, 0.256, 7홈런, 43타점), 삼성 강민호(12억5000만원, 0.227 10홈런 30타점), KT 황재균(12억원, 0.262 11홈런 37타점), LG 박용택(8억원, 0.223 0홈런, 11타점), 한화 정근우(7억원, 0.203 0홈런 6타점) 등은 조금 더 힘을 내야 할 상황이다.

올시즌 타저투고의 여파는 예비 FA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수 강세 시장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반면, 타자는 확실한 거포가 아닐 경우 찬밥 신세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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