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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긴급진단]롯데 양상문 감독 더 힘빠지게 하는 억측, 과연 옳은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9-06-14 11:18


◇롯데 양상문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7연패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를 둘러싸고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극도로 침체된 타선과 불펜 불안, 백업 부재와 외국인 선수 선발 등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화살은 양상문 감독을 향하고 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구상하고 목표에 맞춰 팀을 만든 사령탑의 잘못이 가장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올 시즌의 부진을 양 감독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양 감독은 지난해 10월 롯데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을 5위로 마친 롯데는 중장기 육성을 새 시즌 기조로 내밀었고, 양 감독은 기존 신예 및 백업 육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마무리캠프부터 젊은 투수들 육성에 공을 들였다. 5강 싸움 중심축 역할을 했던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 손승락, 오현택, 채태인 등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 선수, FA 계약 등 보강 요소도 존재했다. 하지만 이런 희망적인 요소들이 엇나가기 시작하면서 팀 운영도 꼬이기 시작했다. FA 계약 불발과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 타선 침체, 베테랑 부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신예-백업들이 채 무르익기 전에 빈 자리를 채워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런 상황은 승부처에서의 응집력이나 실책 등의 악재로 반복되고 있다.

시즌 전 양 감독이 롯데의 전력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는 지적도 있다. 마운드 소모, 베테랑 위주 타선 활용 등 지난해 5강 싸움 후유증을 어느 정도 감안했어야 한다는 것. 때문에 양 감독이 보다 적극적으로 보강 목소리를 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프런트에서 주도하는 선수 보강 작업을 두고 현장, 그것도 신임 감독이 목소리를 내기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는 점에서 준비 부족을 양 감독 탓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롯데는 6월 들어 선발진 평균자책점이 3.25로 전체 3위를 기록 중이지만, 팀 타율은 고작 2할2리로 최하위다. 선발투수 상대 타율이 1할9푼7리에 불과하다. 마운드가 살아나고 있으나 타선에선 극도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실마리를 풀어주지 못하고 있다. 13일 경기에서도 제이크 톰슨을 대신해 입단한 브록 다익손이 7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나, 득점 지원 부재 속에 고개를 떨궜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동시 교체했다. 그러나 나머지 반전책은 요원하다. 송승준, 채태인은 재활군으로 내려갔고, 최근 2군팀에 복귀한 오현택, 이병규 역시 감각을 찾아가는 중. 일본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윤성빈이나 수술 후 재활 중인 한동희도 1군 무대에서의 경쟁력엔 물음표가 붙어 있다. 현 시점에선 휴식차 2군으로 내려간 김원중 정도가 눈에 들어올 뿐, 마땅한 변화를 줄 만한 자원이 없다. 결국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수밖엔 없는 상황. 양 감독은 타순 변화와 투수 조기 교체 등 변칙 작전으로 승부를 풀어보고자 온갖 수를 쓰고 있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으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럼에도 양 감독은 선수단을 뭉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선수단 미팅에서 가감없이 속내를 털어놓고 파이팅을 외치는가 하면, 선수 개개인에 스스로 다가가 농담을 주고 받으며 기살리기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최근 부진 속에서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더 잘하면 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있다. 고향 부산에서 야구 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불태우겠다는 각오를 되돌아보면 최근의 부진은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시련이지만, 속내를 애써 감추고 웃음을 띌 뿐이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후사정을 알지 못한 채 내는 비판은 비난을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 롯데를 향한 부진의 책임을 양 감독에게만 지우는 것은 억측일 뿐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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